서울 살이를 시작 한지도 벌써 20여 일이 다 되어 간다.
먹고 씻고 잘 수 있을 정도로 기본 생활이 되기까지는 정말 어수선하고
피로가 겹치는 날들이었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서는 주춤주춤
세상 바쁠 것 없다는 듯 남편도 나도 밍그적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 틈을 타고 살짝 감기도 기웃거리며 우리 집을 다녀 갔고.
찾아드는 낮잠도 수시로 즐기며
집 정리는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서울살이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서울근교 둘레길 걷기와
가톨릭 성지 찾아보기 그리고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에 올라 보는 것이다.
북한산, 도봉산, 남산, 인왕산, 관악산..... 또 무슨 산이 있으려나
그런데 이렇게 해보고 싶은 것이라며 공표를 하고 나니
이렇게 밍그적거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훅 든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산에 가자는 제의를 해 왔을 때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후다닥 등산 갈 준비를 하고 따라나섰다.
단지 오늘 영하 10도라는데 등산 괜찮을까?
"오늘 영하 10도래~"라며 일본에 있는 딸들과도 수다를 떨고
좀처럼 겪어 보지 못한 영하라는 말에 마음이 먼저 살얼음이 어는듯하다
서울살이 하면서 1차로 등산을 나선곳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구룡산과 대모산이다.
두 개의 산은 붙어있는 산이기에 내친김에 가보자는 생각이다.

개포 1단지를 빠져나와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다리에 붙어있는 글자가 어찌나 꼬불꼬불인지 겨우 붙잡아놓고 읽었다
'용이룸 다리'라고... 무슨 뜻일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구룡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개포동 주공 1단지 옆에 있는 달터공원이다
주공 1단지고 불리는 것은 옛말이고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고층 아파트로
번쩍번쩍 대 변신을 한 지역이다.

그야말로 동네 뒷산을 오르듯 산에 오르는 길이 완만하고
산이라 하지만 야트막하여 오르기 아주 쉬운 공원길이다

둘레길이라는 안내가 사방팔방으로 가리키고 있는 걸 보니
서울 둘레길을 걷자면 이곳을 거쳐 지나가게 되는가 보다
서울 둘레길이 기대가 된다
남편에게 독촉장을 띄워 봐야겠다 ㅎ

계단길이 많아서 오랜만에 운동 나온 표시가 난다
헉헉헉... 숨도 차 오르고 한걸음 한걸음 옮겨 놓을 때마다
폐도 펌프질을 시작하니 내 몸이 슬슬 살아나는 듯하다
불과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
짠하고 나타나는 뷰~~

우와~~
개포 주공 1단지가 재개발이 되어 이렇게 대 변신을 했다.
내가 이렇게 놀라워하고 감동스러워하는 것은
내가 이곳에서 작은 아이를 임신했고 이곳에서 출산을 하였으며
3살짜리 큰딸과 갓 태어난 작은 딸을 키우던 곳이었기에
추억이 아주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1단지 너머로 대치동 타워팰리스가 우뚝 솟아 지역의 압도적인 존재로
강남구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듯 보였다.


구룡산 정상으로 올라가 보자
더 높이 올라가면 또 어떤 전경이 펼쳐지려나


간간이 지나가는 등산객들을 만나곤 했는데 다들 가벼운 복장이었다
우리는 ㅋㅋㅋ...
오늘 서울이 영하 10도의 추위라고 하여
그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못 잡아서
남편도 나도 어쨌든 두툼~하게 입고 나와서 보니
등산 초보 표시가 물씬물씬 풍겨 나서 남편도 나도 웃음이 흘러나왔다

구룡산 정상에서 보니
오른쪽 저 멀리에 롯데 월드 타워도 보이고 잠실도 보이고...

구룡산 정상에서 보니 개포동 저 멀리로
인왕산, 남산 타워, 북한산, 도봉산... 산들이 서울을 에워싸고 있어
참으로 풍경이 아름답다
서울이 한눈에 와~~ 들어온다.

다시 대모산을 향해 가는 길
대모산 정상에서는 서울이 또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구룡산정상이 306m인데, 많이 알려진 대모산은 293m이고
전망은 구룡산이 더 좋은 편이더라

대모산 정상에서 바로 앞에 내려다보는 곳이 강남구
왼쪽이 개포 주공 2단지였으며 가운데 숲이 지나가고 오른쪽이 개로 주공 3단지, 4단지이다
지금은 저렇게 대 변신을 했다
우리는 개포주공 1단지에 살다가, 평수를 넓혀서 개포 주공 2단지로 이사를 했다
가을이면 노랗게 떨어지는 은행잎 거리가 되어 하교하는 딸들 손에는 늘
은행잎이 예쁘다며 한 움큼씩 들고 들어오곤 했다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딸들은 이곳 개원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2학년, 5학년을 마치고
1999년 2월에 우리는 남편의 직장이동으로 일본으로 이사를 갔다.


잠실 롯데 타워가 저렇듯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솟아있구나
한강도 보이고 잠실 종합운동장도 보이고...
그리고 하산

저물어 가는 햇빛을 받으며
가을은 이제 요만큼 남아 마지막 아름다움을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다.
땡큐 고마워

동네 마을 진입로에 들어서고 있다

약 3시간의 산행이었다
3시간 만으로 즐길 수 있는 산행이라 부담 없는 참으로
멋진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다리가 뻐근~ 오랜만에 운동다운 운동을 하게 되어
내 몸에 착한 일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점심은 짜장면 짬뽕으로~~ㅎ

낮에는 날씨가 그렇게나 화창하고 좋았는데
갑자기 저녁에 이렇게 눈이 이렇게 소복소복 내릴 줄이야
남편은 사진 찍으러 나간다며 카메라를 메고 나갔지만
나는 그저 멀거니 20층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했다
20층이라는 높이로 인한 거리감이
첫눈에 대한 감흥을 옅게 만들었을까
첫눈을 보고도 나는 의외로 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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