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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서울살이

남편의 거실 장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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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 7개월에 접어들었는데

한국의 신축 아파트의 단점을 꼽으라면 베란다가 없다는 것이

큰 단점이라고 꼽고 싶다.

그런데 요즘은 중고 아파트도 확장공사를 하여 베란다를 없애는 것이

한국의 아파트 실상이라고 한다.

 

반면에 일본의 아파트는 한국처럼 베란다에 새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비바람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니

베란다에 물건을 보관할 수가 없다는 것이 큰 불만이었다.

하지만 살다 보니 그것도 적응이 되었을 뿐 아니라

아파트생활 하면서 가끔 베란다에 나서서 바깥바람도 쐬고

베란다에 나서서 하늘도 쳐다보고 구름구경도 하고

밤이면 하늘의 달도 별도 쳐다보는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남편의 취미생활인 꽃 키우기를

베란다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귀국하여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아파트에 베란다가 없다는 그 생각만으로도 

숨 쉴 공간도 없이 갇혀 살고 있는 듯한 갑갑함을 느꼈다.

남편은 남편대로 베란다에서 꽃 키우기를 못하게 되었으니

남편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거실에서 장미를 키우겠다고 하여

내가 잔소리를 내놓은 적이 있다

"실내용 초록화분이면 몰라도 거실에서 장미를 키우겠다고욧?!"

거실 바닥에 흙이라도... 벌레 생기면 어쩌지??

툭하면 나뭇잎도 우수수 떨어져 화분 주변이 지저분해질 텐데

꽃은 또 어떻게 제대로 피겠느냐고...

 

하지만 남편은 거실에서 장미를 키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남편은

작은 장미 화분을 사 와서 거실에서 지극 정성을 들였다.

어느새 장미는 무럭무럭 자라더니 어느새 이렇게 꽃을 피우더니

그중에 한 녀석은 목을 쑥 빼고 창문 너머로 바깥구경을 나섰다.

 

 

 

 

앞산 구경도 하고 하늘의 구름 동태도 살피고

밤이면 하늘의 달도 따고 별도 따서 주렁주렁

머지않아 이야기 열매도 맺힐 것만 같다는....

 

 

밖에서 비바람 맞으며 자라는 장미보다는

좀 연약해 보이는 것이 그야말로 온실에서 자란 장미 같다

그런데 온실이 뭐 따로 있으랴 이렇게 꼭꼭 닫힌 창문 속에서

따끈따끈하게 햇빛 비춰드는 거실에서 만 자랐으니

온실 장미라고 해도 될지 않을까

그 말이다.

 

이렇게 장미도 제라늄도 그리고 남편도 나도

우리 모두는 온실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어느 날 남편은

장미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제라늄을 삽목 하여 데려왔다.

그런데 어느새 저렇게 자랐는지 거실창 위로 키가 쑥 커 올라

장미가 그러하더니 제라늄 또한 바깥구경을 하고 싶은지

까치발로 바깥 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제라늄도 장미도 그리고 나 까지도

다들 창에 갇힌 그 무엇처럼 

어느 날 함께 나란히 서서 창밖구경을 하고 있었다는.. 

 

이상, 우리 집 거실 장미이야기

딩동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