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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서울살이

맨발걷기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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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부부는 맨발 걷기에 빠져들었다

남편은 눈만 뜨면 맨발걷기에 나가겠다고 하니...

이른 아침 땅에 맨발이 닿으면

알싸하게 전해져 오는 차가운 땅의 기운이 참으로 좋았다.

양말로, 신발로

꼭꼭 묶어두었던 발을 해방시켜 주는 느낌이 들었다

 

 

 

먼저 빗자루로 쓱쓱 싹싹

빗질을 했다

이 자체도 힐링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소나무로 둘러 싸인 이곳은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근린공원으로

내가 그동안 가끔 산책을 하며 눈여겨봐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걸었다는 흔적으로 길이 잘 다져져 있었고

뭐니 뭐니 해도 그 둘레가 소나무로 에워싸듯이 서있으니

무엇보다 좋았다.

 

 

 

시멘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길에서 생활하고 있는

도회지 생활에서 이러한 흙길을 밟아 본다는 것은 

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몸이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 순간이로구나

그론 느낌이 들었다

 

 

 

발뿐만 아니라

신선한 초록을 보는 눈도 아주 즐거워했다.

 

 

깨끗하게 비로 쓸어놓았더니

이렇게 훤하게 인물이 났다

각종 이름 모를 새들이 합세하여 나무 사이사이를 

날아다니며 오늘따라 귀가 시끄럽도록 쫑알거린다.

혹시 지난번 물까치처럼 영역 주장을 하며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우리 같이 잘 살아보자

우리는 너희 영역을 침범하려는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더불어 함께 잘 살아 보자야

잘 부탁해~ "

새들에게 두 손을 모아 머리를 조아렸다

 

어쨌든 새로 이사 온 사람이 굽신굽신 해야 하는 거지

 

 

 

우리가 새벽 6시 즈음에 이 길을 걷곤 하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우리 둘만의 공간이 되어 더더욱 좋았다..

 

그런데 이 좋은 공간에 왜 사람들이 없지?

그들은 벌써 맨발 걷기를 다 마스트했다는 말인가

지금이 이른 아침이라는 말인가???

 

 

 

돌출되어 올라 와 있는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라

조심조심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나뭇잎들이 예뻐서

걷던 길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또 찍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

 

 

 

 

동쪽 하늘에 해가 떠 올라

나뭇잎 사이로 인사를 건내왔다

 

"안녕~ 좋은 아침이야"

 

 

 

걸어 올라가다 보니 신기하네

분명 해는 동쪽에서 뜨거늘

그쪽은 서쪽인데 이 웬일입니까??

오늘 해는 두 하늘에서 떠 오르고 있는가?

 

아하,

서쪽에 비치고 있는 너는

아파트 창문에 비친 아침해로구나 

 

라고 남편이 가르쳐주네 후훗!

 

 

 

뒷동에 사시는 할머니께

"근린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자랑을 했더니

그 공원길은 흙길이고

왼쪽공원에 있는 황톳길을 걸으라고 조언을 해 주시네

 

황톳길이 더 좋은 것이로군요 

끄덕끄덕...

 

 

 

하여

다음날부터 이 황톳길을 걷기로 했다는...

그런데 이 길은 얼마 전에 물까치에게 공격을 받았던 바로 그 길이다

 

괜찮을까 하며 조심스러웠는데

오늘은 괜찮네

물까치 엄마인 그녀도 이젠 나를 알아보았나 보다

내가 그저 보통사람 이웃이라는 것을!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