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이 ' 자- 화이트데이- 라면서 쑥 내민다.
퇴근하고 회사 근처 케익집에 가보니 케익들이 다 팔리고 없더라며
요깡을 사왔다고...
"엄마는 큰거 딸들은 작은거"
"와~ 엄마것은 밤도 들어있네"
남편은 예전에 딸들것을 사올때면
늘 똑 같은것으로 두개를 사오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종류가 다른걸 두개 사오면 딸들이 서로 다양하게 바꿔 가질수도 있을텐데-
왜? 라고 반문을 하며 궁시렁거렸다.
그런데 언제 부터였을까 남편이 딸들것이라고 두개를 내 놓으면
"나는? 내꺼는?"
하며 내가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나는 남편을 아들래미 같다고 말하지만
남편은 딸을 셋 키운다고 한다.
그중에 가장 큰딸이 눈치가 보이나보다. 삐칠까봐-
엄마것은 큰것이라며 요깡을 차별화해서 내밀었다.
ㅎㅎㅎ 어쩜좋아
화질이 와 이렇노
맘에 안들어 다시 찍어야겠다.
그사이를 못참고 뭉텅 잘라 먹어 버렸네-
어릴때 부터 지금까지도 요깡을 엄청 좋아한다.
버스를 타기 전에 차멀미가 날것 같이 속이 매시꺼우면
요깡을 하나 먹어주면 가라 앉을것 같았고 실제 그러했기에
요깡은 자연스럽게 나의 여행 필수품이 되었다.
아이들 간식을 살때면 이것은 엄마꺼 라며 요깡을 쇼핑바구니에 쏙 밀어 넣었다.
요즘도 한국시장에 가면 한국에서 먹던 그 요깡이 눈에 띄기만 하면
얼른 장바구니에 하나를 담게 된다.
그때의 요깡하면 생각나는 사건이 하나 있다.
6학년때 기차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는데
한참을 가다가 슬금슬금 요깡 생각이 나서 베낭에서 요깡을 슬며시 꺼냈다.
그런데 옆에 앉아 있는 수학여행에 동행하는 사진사 아저씨가 신경이 쓰였다.
하나 밖에 없어서 나눠 먹기도 싫고 그렇다고 혼자 먹기는 죄송하고....
어린맘에 이리저리 갈등을 하느라 먹지도 못하고 빙빙 돌리면서 껍질만 자꾸 까 내려 갔다.
그런데 갑자기 건너편에 앉아있던 남학생이 확 다가오더니 반을 뚝 잘라서
입에 쑥 넣고 헤헤헤 거리며 도망을 가는 것이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일어난 사건 이었다.
어머나? 아니! 이럴수가!
내가 얼마나 아끼는 것인데-하며
너무너무 아까워 눈물이 날뻔했다.
그런데 그 남학생 이름이 뭐였지??
이름이라도 알면 동창회에 수소문하여
지금이라도 손해배상 청구라도 해 볼텐데 말이다- ㅋㅋㅋ
지원이가 사온 화이트데이 케잌셋트
'문화 생활 > 음식의 멋과 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메노하나(梅の花)의 겨울 런치 (0) | 2014.04.11 |
---|---|
눈에 삼삼한 한국의 먹거리 (0) | 2014.03.20 |
달달한 간식거리가 넘쳐나고 있구나 (0) | 2014.01.16 |
예모회 런치 (0) | 2013.12.04 |
우엉차의 효능 (0) | 2013.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