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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활/음식의 멋과 맛

한국에서 냉이 모셔왔습니다


잠시 한국에 다녀왔다

경상도 북부지역에 사시는 형님댁

두분은 정년퇴직을 하시고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곳

 야트막한 산 아래 양지바른쪽에 난 텃밭을 마련하셨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젠 밭 농사가 전문가 수준이시라고...


" 우리 밭 구경 하러 가볼래?

요즘 냉이가 한창이야"


"어머 그래요? 냉이 캐러 가고 싶어요"




 얼어있던 땅에 봄이 찾아왓으니

냉이가 쑥쑥 요즘 아주 한창이라고 하셨다.

가끔 냉이캐러 가자며 지인들을 차로 모셔와서

밭옆에 나있는 가설 집에서 식사도 대접해주고

커피까지 제공하고...


지인들은 밭에 솟아난 냉이를 수확하느라 즐겁고

 형님은 지인들이 냉이를 캐느라 밭을 매 주니 즐겁고...

일석이조 라고...

 


군데군데 보이는 초록이 다 냉이더라

세상에~

내 눈이 뿅가서 이 냉이를 캐내느라

그야말로 이 넓은 밭을 다 매주고 왔다

아이고 허리야~~

그 냉이가 뭐라고


참으로 색깔이!

어쩜 이렇게 이쁠까

황토빛 색깔과 참으로 어울리는 초록이다.


이렇게 이쁘니 냉이 하나하나에 어찌나 욕심이 나는지

눈에 보이는데로 끝없이 캐냈고  

형님, 어머님과 함께 둘러 앉아 깨끗하게 다듬었다.


둘둘 말아서 친정에 가서 하룻밤, 시누이 집에 가서 하룻밤

그렇게 이틀을 더 끌고 다니다가 일본으로 가져왔다.


냉이가 상하면 어쩌나 조바심을 내며

집에 오자말자 커다란 찜통에 쏱아 넣고

수둣물을 쏴- 하고 틀어 넣어 주었더니... 






세상에~~

 신기해라

물에 넣어 휘젓으니

 어쩜 이렇게 파득파득 살아날까

밭에서 금방 캐낸것 마냥 힘있는 냉이가 나를 놀라게 했다.

하기사 얘네들이 누구니

추운 겨울  얼어있는 땅에서

생명력을 키운 아이들 아니냐






깨끗하게 씻어서 냉동실에 그대로 넣어 두었다가

국 이나 찌게, 고기를 볶을때

그때그때 꺼내서 사용하면 향이 살아있다고

형님께서 알려주셔서 이렇게 씻어서 지퍼팩에 꼭꼭 눌러서 담았다.


지인에게도 한봉지 주고, 딸에게도 한봉지 주고...

ㅋㅋ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저 한봉지를 삶아 놓으니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더라

지인에게 큰 인심쓰는것처럼 줬는데

주고도 미안했다 아이쿠야~

지금 생각하니 커다란 지퍼팩 하나에 담아도 될껄 그랬다



 


ㅋㅋㅋ 일본엔 파가 없냐고요

별별 욕심을 다 내어 형님네 밭에서 난 파라고 해서

파까지 낑낑하고 끌고 왔다.


하기사 내가 낑낑했겠냐

짐꾼인 남편이 끌고 오느라 고생 좀 했다.

중량초과라 하여 캐리어가방을 열고 무게 나가는 물건 두어개를

꺼내는 일까지 있었으니...


여하튼 힘들게 가져온 물건들 이렇게 깔끔하게 손질하여

 지퍼팩에 넣어서 딸에게도 한봉지 주고

냉동실에 그득 보관중이다 흐믓~

부자된 이 기분!

 




이렇게 소중하게 모셔온 냉이로 된장국도 끓여먹고

요즘 아주 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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