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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등산

등산/타니가와다케(谷川岳)4

1977m의 타니가와다케로 등산을 다녀온 후 많은 여운이 남았다.

무더운 여름날 높은 산을 올랐음에도 힘들었다는 생각보다는

정상에서 보았던 갖은 꽃들의 하늘거리는 자연 풍경이 삼삼하게 떠올랐다.

그야말로 별천지를 보고 온듯한 느낌이라면 적절한 표현이 될는지

동영상을 많이 찍어올걸 그랬다.

내가 언제 또 그곳엘 가보겠어....라는 아쉬움

 

이러한 아쉬움은

더 많은 미련을 불러일으킨다

 

 

잠꾸러기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나팔꽃이  또또 따따 나팔 불어요~

 

나팔꽃처럼 또또 따따 나팔을 불며 

온 산동네를 향하여 소식을 전해주는 친구인가

저 홀로 목을 쭉 빼고

노랗게 피어 올라 앙증맞기 짝이 없다.

 

 

 

잠자리는

날아들며 어느 꽃에 앉아볼까

도무지 행복한 고민으로 갈등하느라

어디 한 곳 앉아 보지도 못하고

팔랑팔랑 분주하기만 하다

 

꽃들은 앞다투어 피어 올라

먼산에 무슨 구경이라도 났나??

서로 까치발을 들고 서서 먼산 구경을 하느라

멀리서 온 내가 뒤에 와서 서있는데도

내게는 눈길 한번 안주네

이런!

 

 

 

1977m 산 정상에서

이러한 꽃들의 조화가 만들어질 수가 있단 말인가

정말 이것은 판타지라고 표현하고 싶다

동영상을 좀 더 많이 찍어 올걸 그랬다

왼쪽 풍경 오른쪽 풍경 좀 더 담아 올걸 그랬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절벽에 붙어서도 꽃을 피워내고....

도무지 빈틈이 없는 친구들이다

 

 

 

바람에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알려주네

이곳이 타니가와다케에서  제일 높은 곳이랍니다.

살랑살랑

 

 

 

 

이제 가시는 거예요?

떠나가는 우릴 향해 아쉬운 듯 두 손 들어 흔들어 준다.

또 언제 오시겠어요?

그러게 우리가 또 언제 오겠어

섭섭하네요

 

 

드디어

아쉬운 하산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렸던 점심시간이란다

 

 

저 멀리 빵 강 지붕이 있는 저 집으로 가서

허기를 면해 보자고...

 

애주가인 남자분들의 바람은 다르다

저 집에 캔맥주가 있어야 할 텐데....

제발 있어야 할 텐데...

꼭 있어야 할 텐데...

남자분들은 캔맥주를 기대하며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지네

 

얏호~ 캔맥주를 팔고 있었다네

얼쑤얼쑤

네 분 이서 건배부터하고....

 

이젠 우리에게

점심을 만들어 주시겠다고 분주하시네

 

 

칠리 토마토 라면과 주먹밥

그리고 콜라

 

자꾸만 하지만 신라면이 생각나는 시간

어쩌나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신라면 타령하더니만

아름다운 산세 구경하면서

후루룩후루룩 금방 다 먹어 치웠다네

 

 

 

이젠 배도 부르고 이 산을 내려갈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럴 수가!

정보에 의하면 이 산에 준비되어 있는 로프웨이가 

며칠 전 번개로 인하여 고장이 나서 운행정지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계획은 산을 3분의 1 정도 내려가면 있는 로프웨이를 타고

하산 예정이었는데 이를 어쩌냐고....

다리에 힘이 쭉 빠져나간다.

오롯이 이 다리로 다 감당을 해 내야 하게 생겼구나

 

하지만 어쩔 수가 없지 뭐

로프웨이가 고장이라는데....

피할 수 없는 것은 즐기라고 했다.

하산도 즐겨보자고

 

 

 

잠자리가 우리 사정을 어찌 알고 팔랑팔랑 날아와

내 모자에 한참이나 앉아서 위로를 해주네

알았어 알았어

다시 힘내서 내려가야지 뭐

 

 

터덜터덜....

바람 한점 없어 날은 덥고

다리에 힘은 다 풀리고 지칠 대로 지쳐서 

다들 말 한마디 없이 터덜터덜....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하여 거의 11시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러니까 11시간을 걸었던 하루였다..

 

저렇게 패잔병들처럼 지친 걸음이었지만

근처에 있는 온천에 찾아들어 온천물에 푹~몸을 풀고

생맥주 한잔으로 캬~~

다들 생기가 돌아왔다 와글와글...

다시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이 피어올랐던

뿌듯한 그날 저녁이었다.

 

 

 

(동안 긴 산행기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