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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정원

구 시바리큐 온시(旧芝離宮恩賜庭園)정원

구 시바리큐 온시(旧芝離宮恩賜庭園) 정원은

고이시카와 고라쿠엔(小石川後楽園) 정원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정원중 하나입니다.

 

전형적인 연못을 중심으로 하는 회유식 정원으로

땅의 구획과 돌의 배치가 일품입니다.

예전에 이 지역은 바다였으나 메이레키 시대(明暦時代)(1655~1658)에 매립되어

1678년에 오쿠보 다다토모(大久保)의 저택 부지가 되었습니다.

다다토모는 저택을 지으면서 정원사를 불러 모아 정원을 만들게 하였는데

이것을 '라쿠쥬엔'이라 명명했습니다.

1975년에 궁내성이 이를 매입하여 다음 해 시바리큐(芝離宮) 되었습니다.

1923년 관동 대지진으로 대부분 소실되었으나

다음해 쇼와 천왕(昭和天皇)의 결혼을 기념하여 도쿄시에 하사 되면서 

정원의 복구와 정비가 추진되어 같은 해 4월에

시바리큐 온시정원(旧芝離宮恩賜庭園)으로 일반 공개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공원에나 다녀오자며 주섬주섬 챙겨 나가다가

모처럼 흐리긴 해도 비가 내리지 않으니

정원에나 다녀올까 하며 갑자기 행선지를 바꿔서 출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정원으로 행선지를 바꿔서 서둘러 나서는 바람에

이런저런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질 못했다.

특히 정원 무료 패스권이 들어있는 지갑을 집에 두고 와서

돈을 내고 입장권을 끊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런!!

큰돈은 아니지만 이렇게 안 써도 되는 돈을 쓸 때가

가장 아까운 법이다

 

남편이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있는 이 순간!

그런데 갑자기 큰비가  쏴~~ 하고 쏟아져 내려서 

매표소 직원과 남편이 "무슨 비가 이렇게..."하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웃는다.

그러고 보니 내가 오늘은 장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왔네

이런 이런! 

 

정원에 들어서니 도라지꽃과 등나무가 우리를 반겼다

비가 너무 심하게 쏟아져 내리길래 등나무 아래로 몸을 피해보기도 했지만

"비가 내리면 뭐 어때" 하며

님편과 나는 첨벙거리며 정원 산책을 나섰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저 풍경

건물 바로 앞에 하얀색 모노레일이 보였다.

그것은 하네다 국제공항으로 가는 모노레일인데

출발역인 다이몬(大門) 역이 바로 저곳이다.

 

요즘은 공항에 갈때 동네에서 리무진을 타고 가지만

예전에 한동안은 이곳에 와서 모노레일을 타고 공항에 간 적이 있기에

그 시절의 추억이 훅 밀려왔다.

 

건물 사이사이에 큰 전광판에서 비쳐 나오는 불빛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내가 서있는 이곳은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에도시대의 정원이다

정원 그 너머에는 여기저기 솟아있는 고층빌딩이 있고

그 빌딩 앞으로 모노레일이 미끄러지듯 지나가고 있고

커다란 전광판에선 휘황찬란한 그림들이 번쩍 번쩍이고 있으니

나는 에도시대에 서서 미래의 도시를 엿보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에도시대라 함은 우리나라의 조선시대라고 보면 됩니다)

  

 

 

오늘은 커다란 나뭇잎으로 도시풍경일랑은 싹 숨겨 버리고

에도시대의 정원 속에서 풍덩 들어가서

오늘을 푹 쉬었다 가야겠다.

에도시대에는 코로나 인지 뭔지 그러한 것은 하나도 없는

무공해 시대이니 말입니다.

 

얏호~ 타임머신을 타고 에도시대로 날아가자~

 

 

이 넓은 호수에 억수같이 비가 내리니

비 떨어지는 소리밖에 들리질 않고

이 정원에 사람이라곤 남편과 나 둘 뿐이로구나

 

그러니까 남편이 나를 위해

이 정원을 통채로 빌렸다 이 말씀이지?

(어쩌누~ 공주병이 극에 달했구나야 )

 

 

 

이해인 시인의 '비가 전하는 말' 시에서 보면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중에서 '빗금'이라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이로구나

나무가 배경이 되니 하얀 빗줄기가

그야말로 빗금처럼 보이네

ㅎㅎ 위대한 발견!

 

 

이 벤치에 앉아서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나카지마(中島)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그야말로 멍 때리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에는 현실은 너무 젖어있다

벤치도 젖었고 내 옷도 젖었고

운동화도 푸욱~ 젖었다.

오늘은 사전답사 기분으로 살짝 즐기고만 가야겠다

 

 

날씨 좋은 맑은 가을날

단풍이 그윽하게 물들어 내리는 계절이 오면

나는 이 벤치에 와서 앉아 보리라

덩그마니 남아있는 벤치를 보며 다시 한번 미련의 눈길을 보내보노라

 

지금은 이대로 떠나가지만....

 

미련을 버리니

눈앞에 펼쳐진 정원풍경이 눈에 들어와

갑작스레 마음이 급해졌다

 

어여 가자 

남편의 뒤를 따라서 ...

 

 

맑은 개울물에 토닥토닥 떨어지는 빗물이

이쁘기 짝이 없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나는 이곳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얼음장 아래로 졸졸졸  "나 봄은 이제 올까 하오"

그러한 봄 소리를 이곳에서 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도쿄는 겨울 내내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곳이니

그러한 기대는 어렵겠구나

하니 어서 고국으로 돌아가야겠다

버들강아지 하늘거리고 살얼음 아래로 졸졸졸 물 흐르는

봄 소리를 듣기 위해 말이다

 

 

 

여기서 스톱!

아이코! 저의 실수로 다음 사진이 다 날아갔습니다.

세상에나~

 

그래서 남편이 찍어준 사진 몇 장으로

정원 산책은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 정원 산책을 기대해 주세요~

 

 

 

 

불친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원을 나서며 찍은 맨마지막 사진은 용케도 저장이 되어있네요. 이러니 내가 착각을 하는게지

 

휴대폰에 들어있는 사진을 컴으로 옮겼는데

컴에 저장공간이 부족하여 저장 도중 멈춰 버린 줄 모르고....

맨 마지막 이 사진이 저장되어 있길래

저장 완료된 줄 알고

휴대폰 안의 사진을 다 지워버렸지 뭐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