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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정원

여름이 오는 정원

지난 휴일

이른 아침에 눈뜨자 말자 동네 임해 공원을 시찰 다니듯이 휘휘 

그러고 보면 남편과 나는 정말 휘휘 잘도 돌아다니는 것 같다.

짧은 산책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또 다시 휘휘 길을 나섰다

동안 뜸 했었던 일본정원 코라쿠엔에나 가볼까 하고 휘휘~

 

 

이곳은 그 옛날에 주막으로 쓰였던 곳이라고 한다

안에서 사람들이 서너명 술렁거리기에

그저 코로나를 의심하느라 훅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기웃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빠져 나가길래

오호!  이젠 내 집이라도 된 것처럼 훅 뛰어들었다.

 

 

!

 

밖에 남편이 뚜리 뚜리 나를 찾는 것 같아서

구멍 사이로 손가락을 내밀고

여기예요~ 여기! 하면서

들어오라고 손가락을 구멍사이로 내밀어 까딱까딱...

내가 자리를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듯 의기양양 

빨리빨리....

 

 

남편이 들어오더니

"뭐야? 별것 없네"라고 한마디로 끝을 본다.

별것? 별것 이란 것이 뭐지?

이만하면 별것이지 않나요?

하긴 옛 주막이라 해서 그에 준 하는 그 무엇이 있으리라고

기대를 했을지도....

 

갑자기 싱거워져서 앉아 보지도 않고 바로 나왔다 

엥~

 

 

 

인근 초등학교 초등학생들이 와서 직접 벼를 심고 추수 때까지 관찰을 한다는

자연관찰 현장인 논에 벼가 곱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게 해보고 나면

쌀은 나무에서 달리나요?라는 말은 안 하겠다.

 

 

꽃창포 시기가 다 지나가서 꽃은 딱 한송이만 남기고

풀만 무성하다.

 

연못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문득 정말 문득 양희은 씨의

작은 연못 노래가 생각이 나서 흥얼거렸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2절은 좀 섬찟해서 글을 옮겨오지도 않았다

그 시절엔 가사를 음미하지도 않고

그저 양희은 씨 노래는 뭐든 다 좋아했으니

즐겨 들었던 노래이다.

 

 

 

"그래 너를 가장 이쁘게 담아 갈거야"

멀찍이 서서 보고만 있다가

연못에 슬슬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니

수련이 나를 와락 반기며 건네 오는 말

"아는 체 해줘서 고마워요"

" 아니 뭘 이걸 가지고..."

겸연쩍고 쑥스럽게~

 

 

 

 

 

사실 오른쪽 정자를 정면에서 사진 찍어 오고 싶었다

그렇다고 앉아있는 여인을 함께 담아올 수는 없지 않은가

서성서성 거리니

사진을 찍으려면 찍으라는 듯

고개를 돌려주네

 

풍경 좋은 명당자리엔 함부로 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자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들어왔다

정자는 꼭 정면에서 찍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이렇게 찍어도 나름 물씬 운치가 있다.

 

 

나뭇잎이 새봄이 오는 것처럼

맑고 이쁜 연둣빛이다.

 

 

 

연두 연두 하던 새봄을 지나 무르익은 봄도 가고

이젠 7월이 벌써 내일이다.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7월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