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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정원

하이쿠(俳句)전시회를 가진 백화원의 가을

 

백화원(百花園)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함은

백가지 품종의 꽃이 있는 정원이란 말일까.

그 꽃들이 일년 내내 바통을 받으며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하겠다.

 

마음 같아선

백화원에 가까이 산다면 연간 패스권을 끊어서

일주일에 서너차례 오며 가며 백화원에 들린다면

사계절 피어오르는 풀꽃들을 전부 섭렵할 수 있을 텐데..

나의 훌륭한 놀이터가 될 가능성을 다분히 갖춘 곳이데...

하는 아쉬움과 욕심이 생기는 곳이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 백화원에서 양산을 하나 빌려쓰고 다녔다.

백화원은

이렇게 대나무와 가녀린 나무들과 풀이 우거진 곳이다

ㅎㅎ 이렇게 우거지다 보니 모기도 엄청 많다

이곳에 올 때는 필히 긴소매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그리고 모기 물린데 바르는 약은 필히 챙겨 와야 한다

그들은 내 손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까

 

 

 

때마침 백화원에서는 하이쿠(俳句)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하이쿠(俳句)   

5, 7, 5의 3구(句) 17자(字)로 구성되는, 일본 고유의 단시(短詩)이다.

극소수의 단어로 많은 것을 표현하고 암시하는 예술이다.

 

 

 

일본인에게 하이쿠는 우리의 시조만큼이나 친숙한 전통 시가이다

 

보통 17자 안팎으로 글자 수를 제한하는 하이쿠는 극도로 축약된 시이지만

암시적인 시 속에서 느껴지는 해학미는 읽는 이의 무릎을 치게 한다.

(daum사전에서 인용)

 

 

하이쿠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가 라고 한다

 

 

이 하이쿠 내용은 내 능력으론 해독이 어려우니

그저 분위기만 감상하고 지나가자 ㅎ

그 대신에..

 

하이쿠의 대가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하이쿠를

몇편 감상해 보자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하이쿠 

 

-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벚꽃 아래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 이 숯도 한 때는 흰 눈이 얹힌 나뭇가지였겠지.

 

-나는 떠나고 그대는 남으니 두 번의 가을이 찾아오네.

 

- 이 가을 저녁,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결코 가볍지 않다.

 

- 이 덧없는 세상에서, 저 작은 새 조차도 집을 짓는구나.

 

- 마음을 쉬고 보면 새들이 지나간 자국까지 보인다.

 

 

 

이젠 나도 하이쿠(俳句)를 감상해 보았노라고..

바쇼의 하이쿠 몇 편쯤은 

분위기를 익혔노라고

해도 되겠다

 

 

 

 

 

 

다른꽃에 비해 꽃송이가 어찌나 큰지

싱겁기 짝이 없다 

 

"미안해 이쁘다는 소리는 안하고..."^^

 

 

 

이 분위기에서는 가을이 아니라 봄을 느꼈다

 

 

하늘과의 어울림이 너무 이뻐서

나는 이곳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이곳에서 붙박이 처럼 서 있었다.

풍경이 이뻐서

 

 

 

 

 

 

 

 

 

 

 

 

 

 

 

백화원의 분위기는 내 취향에 딱 맞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