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름하늘의 방/등산

등산 / 토노다케 (塔ノ岳)

 

가나가와현(神奈川県) 하타노 시(秦野市)에 위치한

오모테 탄 자와(表丹沢)의 최고봉 해발 1491m의 산으로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등산 명소다.

 

 

 

 

도쿄역 앞에서  토노 다케 등산 입구까지 가는 버스를 예약해 두었다.

아침 6시30분에 출발하는 버스인데 도쿄역 앞에 일찍 와도 너무 일찍 왔다.

일찍 나가 있어야 마음이 편한걸 보니 이럴 때마다 남편도 나도

나이가 들었음을 느끼게 된다.

6시전에 도착을 하였으니 별 할 일이 없어 역 앞을 두리번두리번 쏘다녔다 

 

 

6시30분 버스를 타고 8시에 도착  

 

등산에 앞서 이곳이 만남의 장소이자, 출발 준비를 하는 휴게소가 되겠다

 

 

찻집이라고 쓰여있긴 하지만 등산객들의 휴식처 이거나

등산객들이 간밤에 들러 잠시 눈을 붙였다 가는 산장인것 같다

간밤에 덮은 이불을 내다 말리고 있었다.

우리도 들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1차 휴식을 취했다.

 

 

토노 다케 (塔ノ岳)는  등산로에 계단이 많다고 하더니

드디어 계단의 시작이다.

계단길은 정말 힘든길이다

 

 

저런 계단이 있는가 하면 이런 계단도 있다.

 

가끔은 이렇게 흙을 밟을 수 있는 길을 내 주니 걸을만했다.

 

토노 다케 (塔ノ岳)까지  2.8킬로 남았다고...

 

울창한 나무와 나무 사이에 보이는

멀리 솟아있는 산이 후지산이다.

 

 

이렇게 잘 정비된 오솔길이 있어

잠시 산책하는 기분을 느껴 보기도 하고..

 

2차 휴식처에 도착

 

사과를 깎아서 가져갔는데

사과는 적당한 수분과 적당한 당도가 있기에

등산 중간 휴식을 취할 때 먹어주면 그야말로 꿀맛 중에 꿀맛이다.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

 

묘하게 생긴 이 열매는 '천남성'이라고 한다.

 

우와~ 오른쪽 멀리에 후지산이 보인다

 

산을 오르다가 뒤돌아 내려다보니

주변 풍경들이 내려다 보이는 걸 보니 정상이 멀지 않았음이로다.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설레는 마음이게 한다.

 

 

 

3차 휴게소

이곳엔 뭐 팔고 있나 기웃기웃 거리고 있는 사이에

 

남편은 저 빨강 글씨

빙수를 팔고 있다는  빨강 글자에 현혹되어

저 가게 안으로 훅 사라졌다

 

참을 수 없었던 빙수

딸기 시럽과 연유가 들어간 이 빙수의 맛이란 두말하면 잔소리다

빙수를 휘젓다가 빙수가 조금 그릇 밖으로 밀려 나가 

흘리게 되자 두 사람 동시에 "앗! 아까비~"

그리고 웃었다

꿀맛 중에 시원한 꿀맛이로다

 

 

 

아저씨가 짊어지고 오는 짐을 다들 신통하게들 쳐다본다

휴게소에 물품 배달을 왔는 것 같은데...

대단하심

 

나는야  흙길이 좋다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것을 보니

정상이 멀지 않았음이로다

마지막 계단이겠지

 

 

 

토노 다케 (塔ノ岳)

산정 해발 1491m

 

뒤에 보이는 저 산은 바로 후지산

 

산 정상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 기념 촬영하느라 바쁘고...

 

정상에 오르면 다른 사람들의 동정을 살피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

 

 

오른쪽에 세워둔 저것은 다 무엇일까

잡신을 모셔둔 그 무엇처럼 보이기에 나는 저러한 풍경엔 괜한 거부감이 생겨서

다가가서 보지도 않았을뿐더러 무관심인 듯 사진도 이렇게 멀리서 찍었다.

다음부터 다가가서 자세히 관찰 좀 해봐야겠다.

이제 와서 사진으로 보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나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산 아래 고을을 감상하고 있는 사이에

 

남편은 한살림 차려놓고 물끓여 컵라면을 준비하고 있네요

산에 데리고 오랴 라면 삶아서 멕이랴

나의 멋진 보호자입니다. 항상 고맙지요.

 

등산은 이 재미다

산 아래 펼쳐진 풍경을 구경하는 바로 이 재미

 

 

 

 

다들 후지산 쪽으로 앉아서 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멍 때리기도 하고

그다지 말이 필요 없는 순간 들이다

 

식사도 끝났으니

우리도 이쯤 해서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놀이

 

 

 

이 사진을 대문사진으로 올리기도 하고..

 

이제 하산이다 어서 가자

산 아래서 도쿄로 가는 3시 30분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다 이상 꼬물거려서도 안될 일이로다.

 

 

아쉬운 발걸음

그렇다고 산꼭데기에서 살수는 없는 일

미련을 끊고 어서 발걸음을 옮겨야만 한단다

 

 

하산을 하는데 잘가라며 또 보자며

살짝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오는 후지산

이쪽 저쪽으로 후지산에 구름이 걸려있으니

그 운치가 참으로 신비에 가깝구낭

 

 

 

 

 

 

3시 30분 버스에 무사히 탑승을 하고 달렸다

휴일이라 고속도로 1시간 정도 정체 현상이 있었지만

6시 즈음에 도쿄에 도착

 

 

도쿄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집으로 슈슝~

 

벼르고 별렸던 등산이 드디어 다녀왔다.

지난봄에 다녀오고 그 후 멈춰 있었으니...

지난여름은 도쿄올림픽으로 나라가 어수선했고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어수선했던 여름이었다.

거기에 코로나 상황까지 기하학적 숫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그놈의 비상사태 선언은 여름 내내 사람을 심리적으로 옭아매니

어디 나간다는 것은 당췌 오금이 저려서 나가지를 못할 정도였다.

용캐도 잘 버텨주었다 

 

백신 접종을 하고 나니 강력한 마스크를 하나 더 쓴듯한

든든한 기분이 들어

이젠 동네를 벗어나도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그 후 첫 등산이었다

산으로 가니 다들 마스크 없이 등산을 했다

마스크 없이 하루 지내보니 정말 새로운 세상 속에서 지내고 온듯한

좋은 기분을 느끼고 왔다

 

이제 가을이다

가을엔 산으로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