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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어둑어둑한 새벽 길을 헤치고....

남편은 새벽형이고 나는 주로 야간형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취침시간은 변함이 없는데

자주 남편 기상시간에 함께 눈을 뜨니 

나의 수면은 점점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고 달아나는 듯 

수면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수면이 보약이라던데....

오래 사는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데

갈수록 잠이 없어지니 건강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잠자는 패턴을 대폭 수정을 해야 하나

 

잠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은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

 

 

남편이 아침 워킹을 나간다고 부스럭부스럭...

그 소리에 예민하게 반짝 눈이 떠졌다.

나도 갈래요~ 하고 따라나선 시간이

4시 53분

11킬로 약 2만보를 걷고 들어왔다.

 

 

아직은 캄캄한 새벽

가을바람이 씽씽 찬바람이라 얇은 패딩을 올 들어 처음 꺼내 입었다.

강둑으로 올라서는데 서쪽하늘이 저렇게 환해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 적잖이 놀랬다 

"뭐예요?" "달이야~"

어머낫!

 

구름 속에 있는 달이 어찌나 밝은지

새벽 서쪽하늘을 저렇게나 밝히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보름이구나

한 달 전 보름 때 달이 크고 아름다웠다고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새벽하늘의 달도 이처럼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으니

부지런을 떠니 이렇게 이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는구나

남편은 이 맛에 새벽 워킹을 즐기는가 보다

깨우침이 있었던 새벽 워킹이다.

 

걸어 나온 강둑을 뒤돌아보니

아직은 어두운 새벽이다.

 

동쪽 하늘을 보니 관람차가 인사를 건네 온다.

"오하요~~"

"오하요~ 간밤엔 잘 주무셨는지요~"^^

 

카사이 임해공원이 있는 도쿄만 쪽을 향해 

하나 둘, 하나 둘...

 

카사이 임해공원으로 달려들어가고 있는

새벽형 조깅 맨

 

해변으로 나오니 멀리 디즈니랜드의 신데렐라 성이  

아침노을을 배경으로 뾰족 지붕을 이쁘게 드러내고 있다.

 

 

디즈니 직영 호텔 왼쪽에선 

막 아침해가 떠 오르고 있었다.

" 오하요~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해~"

 

 

해가 밝아 드니 디즈니 직영 호텔이 예쁜 모습을 드러냈다.

 

디즈니에서 벗어나 구에도 가와(旧江戸川) 강둑으로 올라서니

새로이 나타나는 아침해가 떠 오르는 강의 풍경이 실로 장관이었다.

 

구름 속에서 아침해가 모습을 드러내니

아침햇살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고

우와~

 

"오하요~ 오늘 하루도 요로시꾸(잘 부탁해)~~"

 

 

배도 한대 두대 출항을 시작하고 있으니

그 풍경이 아름다워 나는 연신 옅은 감탄사를 흘렸다

우와~ 와~

자연의 신비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내가 강둑에서 그렇게 감탄을 내놓으면서 놀고 있는 사이에

강둑 아래서 남편은 강둑으로 떠 오르는 아침해를 찍었다.

나는 엑스트라로 출연했네

 

 

엑스트라 2

 

 

 

해 뜨는 반대쪽 마을은 벌써 이렇게 아침이 밝았다

웅성웅성 아침 조깅을 하는 꼬마들의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게 비친다

상쾌한 아침 하나 둘하나 둘

 

지나치는 공원에서 코스모스들이 하늘거리며

아침인사를 건네 오네

"오하요~"

 

아침 산책을 나온 강아지들도 아침인사를 건네고

"멍멍 오하요" "오하요멍멍멍 !"

 

지난봄엔 각양각색 피어오르는 장미를 보려고

장미공원엘 가보고 또 가보고 수차례나 들락날락거렸는데

가을장미가 이렇게나 피어 있었는데도 무심하게도 한 번도 와 보질 안 했네

미안 미안 사는 게 바빠서~ 풋풋풋!

오늘도 갈길이 바빠서~ 이만 총총총..

 

 

드디어 원점인 강둑에 도착

얼떨결에 따라나선 아침 워킹을 2만보 나 넘게 걸었다.

와우 내 다리는 역시 대단해 수고했어 토닥토닥...

 

하늘에는 구름이 내가 워킹을 하는 사이에

검은 옷에서 흰옷으로 일사천리로 갈아입고 있었다.

 

강둑에서 내려와 뒤를 돌아 하늘을 보니

푸른 하늘에다 뽀얀 구름을 어떻게 배치를 할까

이렇게 두었다가 저렇게 놓았다가

우리를 위해 움직임이 부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