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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강 건너 동네 한 바퀴 워킹 후 초밥으로 마무리

 

강을 건너 20km 지점까지 와서

방향을 꺾었다

그냥 강 따라 쭉 걸어가면 우리 동네가 나오는데

점심때가 다가오니 점심으로 무엇을 맛있게 먹어줄까 하는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걷고 있는데

그러고 보니 이 동네 어딘가에 있을 

초밥집이 생각이 나서

남편에게 초밥 이야기를 하니

남편이 나보다 더 엄청 좋아한다

어떻게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냐는 듯이

표정이 정말 그랬다.ㅎㅎ

 

그래서 강둑을 내려와서

동네로 들어섰다

 

 

 

이 집은 정원도 있고 좋아 보이네 하며 

나는 또 동네 구경에 들어갔다.

 

 

올망졸망 작은 집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런 집들은 대체로 집 구조가

1층은 주방과 거실 욕실이 있고 2층엔 침실이 있겠구나

화장실은 몇 층에 있을까? 아니면 아래층 위층에 두 개가 있을까??

그야말로 성냥갑을 나란히 세워 놓은 듯한 좁은 집들이다

 

 

 

주택이 있는 골목길을 빠져나오니 대로가 나왔다

그래 이 길이 나타났다면 초밥집은 멀지 않았어

어서 가자

 

 

저기 있다 저기~ 죠시마루(銚子丸)

이 집은 우리가 단골로 가는 초밥집인데 10년째 이 집만을 이용할 정도로

밥 위에 올려진 회가 큰 편이고 싱싱하고 무엇보다 맛있다.

 

 

 

요즘 코로나가 심각하니 아무래도 저기서 먹고 가는 것은 안 되겠지?

하지만 따끈한 밥으로 금방 뭉쳐서 주는 초밥이 제맛인데

집으로 들고 가면 아무래도 맛이 떨어진단 말이야

들어가 보고 사람들이 한두 팀 정도라면 먹고 갈까?

온통 내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온갖 즐거운 궁리를 하며

초밥집을 향해 걸었다

 

 

 

 

도착했다 막상 초밥집에 도착을 하고 보니

초밥집에서 먹고 가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살짝 기울기 시작했다

미소 시르(일본된장국)도 사 먹어야지...

그런 궁리를 하며 들어섰는데

 

 

 

헉!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줄 서 앉아 있었다

지금 도쿄에 코로나 확진자수가 엄청난데

사람들은 이제 멈출 수가 없고 참을 수가 없어졌다는 걸 느꼈다

하긴 나도 이곳에서 먹을 생각을 하며 들어왔으니

남의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우리는 주문을 하여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주문 용지를 받아서 우리의 기호품을 하나하나 체크했다.

 

 

다 먹은 초밥 접시를 수거해 가는 손수레로서 일명 청소차

 

 

초밥집 앞에 펄럭이며 서있는 저 그림!

각종 생선회로 굵게 말아놓은 저 김밥은 2월 3일까지 한정 판매라고 한다.

 

잠깐! 여기서 일본의 관습 이야기 하나!

 

입춘 전날 즉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기 전날은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인 세츠분(節分)이다.

올해는 2월 3일이라고 한다

 

이날은 집안에서 콩을 (주로 노란 콩) 들고 밖을 향하여

"도깨비는 밖으로, 복(福)은 안으로"를 소리치며 콩을 밖으로 던진다

집안에 있는 도깨비를 밖으로 쫓아낸다는 뜻이다.

 

이 무렵이 간절기이니 사람들이 주로 기온의 급격한 변화로 감기에 걸리는 등
몸이 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도깨비의 소행이라고 생각되었기에

도깨비를 밖으로 쫓아내기 위하여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행사이다

 

이 세츠분(節分) 날 저녁에 먹는 음식이 바로 이 두꺼운 김밥인데

원래는 관서지방의 관습으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전국으로 퍼졌다고 한다.

 

아이코! 워킹 이야기에 초밥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저 김밥이 나오는 바람에

일본의 관습 이야기까지 읊어내고 있네요

 

때는 바야흐로 도로공사 중 

 

초밥도 사고,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용 케이크도 사고...

룰루랄라 집으로 가는 길 

 

1시쯤된 시간인데 길에 어찌 이리 사람이 안 보인다냐

일본사람들이 우리만 빼놓고 저들끼리 모여서 뭘 하남??

ㅋㅋ 가끔 요런 생각을 훅 하며 웃기도 하지요 ㅎ

 

 

 

집에 와서 펼쳐놓으니

와~ 윤기가 촤르르르~

 

와 푸짐 푸짐 

많이 걸었으니 많이 먹어 줘야 해

 

맥주도 한잔 따라 놓고...

자 건배~ 캬~ 이 맛이야!

 

 

잘 먹었으니 디저트도 빠지면 안 되지

치즈케끼와 몽블랑케끼

 

 

 

 

빨간색 선을 친 이유!

 

초밥집에서 초밥을 사고

집으로 갈 땐 택시를 타자며

피트니스 운동 추적기를 초밥집 앞에서

작동을 멈추게 했지요.

그런데 

가다가 맥주도 사야 하고 디저트도 사야 하니

결국엔 집까지 걸어서 왔답니다. ㅎㅎ

 

오늘 워킹은 합 23km 정도입니다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