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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신 가와(新川) 워킹

날씨 화창하게 좋았던 토요일

우리 동네에서 북쪽으로 동쪽으로 남쪽으로

이웃동네를 한 바퀴 휘~~ 20킬로를 걷고 왔다.

요즘을 주로 전철을 타고 다니고

또 이렇게 늘 걸어 다니다 보니 집에 있는 자동차는

정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자동차  타본 지도 오래됐네 

 

 

 

 

 

 

위쪽

강과 강 사이 5km라고 쓰인 곳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곳이 

신가와(新川)입니다.

워킹 이야기는

신가와(新川) 강변의 아침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1월 22일

겨울 풍경입니다

 

이 강은 신가와(新川)라고 한다.

예전에도 이 강은 몇 번 포스팅을 한 적은 있지만

풍경이라는 것이 계절마다 다르고 갈 때마다 관심분야가 달라지고 하니

늘 새롭다는 걸 느낀다.

 

 

오전 10시

참 고요한 이곳 마을의 아침 풍경이다.

 

역사가 오래된 망루로서

예전엔 저 망루에 올라가 어디 화재가 나는 곳은 없는지 관찰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지난 1월 22일 이때 벌써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요즘 날씨가 매일같이 화창하기 그지없어서

지금쯤은 꽃이 활짝 피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망루와 꽃나무의 어울림은 분위기가 참 그만 일 것 같다.

 

꽃이 더 화사하게 피어오른다면...

생각만 해도 그림이 참 좋습니다.

 

 

강을 따라 걸어 나와 뒤를 돌아다보니 조금 전 보았던 망루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또 놀러 와~"라고 하네 ㅎ

 

 

나는 이런 강변이 참 좋다

시간만 나면 강변을 휘휘 걸어 다니며 

계절마다 느껴지는 정취를 골고루 맛보고 싶다.

 

 

강물에 비친 집들 구경도 일품이고

 

강 양쪽으로 늘어선 집들 구경하는 것 또한 일품이다.

 

 

 

강 양쪽에 늘어서 있는 나뭇가지에 벚꽃이 피어오를 때면

이 강가는 더욱 풍성하고 화사하게 분위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때는 꽃구경 나온 사람들로 인하여 지금처럼 호젓한 분위기는 아니겠다.

 

하지만 꽃구경도 좋지만 사람 구경도 참 좋은 구경이니

나도 상춘객이 되어 이곳을 다시 찾아오고 싶어 진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 신문을 보는 사람

나도 한 번쯤 저 포즈를 잡아보고 싶어 지네ㅎㅎ

 

어때요? 참 분위기 있지 않습니까?

때마침 호숫가로

지나가는 행인 1, 지나가는 행인 2가 출현을 하니

분위기는 한결 무르익어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로다

 

3월 말 벚꽃이 만개를 한다면 화사한 스토리가 엮어질 것 같다.

혼자 상상을 해보며 웃어본다. 후후 훗 

 

 

휴식처라고 쓰인 곳으로 남편이 들어가네

사진 찍는 걸 멈추고 잰걸음으로 종종종 남편을 따라갔다

 

 

 

따끈하게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풍경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져서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어 진다

겨울 햇살이 참으로 따사로운 곳이로다.

 

 

 

어머나! 신가와(新川) 강변 산책은 오늘이 처음이 아닌데

이 상점은 오늘 처음 들어와 보게 되었네

 

이러한 강가에 이렇게 이쁜 가게가 있었다니...

 

 

 

특색이 있다면

상품이 전부 일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상품들로 진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오는 곳도 아니고

주로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는 회관인데...

 

 

찬찬히 구경을 해가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야말로 오랜만에 일본 관광이라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스크림 뭐 먹을래?" 하고 남편이 부르기에

상품 구경하다가 말고 

"음~나는 검은깨 아이스크림"하며

잽싸게 낚아채듯 답을 했다

ㅋㅋㅋ 검은깨!!

그저 이렇게 건강식을 선택하다니 갸륵하고 이쁘다

 

 

군고구마 100엔,  시폰 케이크 280엔

 

 

 

ㅋㅋ 사진을 두장이나 찍었는데도 

카메라 눈은 주변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초점이 아이스크림에 안 맞고 옆으로 흘러갔다.

 

나무로 된 벽면에 따끈따끈한 햇빛이 내리쬐서

이 자리에 앉으니 겨울 햇살이 어찌나 따사로운지 세상 평화롭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햇빛 좋고 하늘 맑고 공기 청청

나무랄 데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코로나인지 뭔지가 있다고

마스크를 해야 한단 말이냐고요

도대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도무지 야속하고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었다. 

 

 

왼쪽에 있는 남편 사진을 찍는 척 폼을 잡다가

잽싸게 오른쪽 할아버지를 조금 넣어서 사진 쿡! 찍었다.

할아버지께서 오늘 아기 보는 담당이신가 보다.

저 포즈로 앉아서 완전 부동자세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기를 안은 사람이 남자 할아버지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알 것 같다

먼 후일 우리 남편도 손주를 안게 되면 저런 폼이 나올까나...ㅎ

 

 

 

 

 사진 찍고 있는데

"그만 가자"는 무언의 몸짓을 해오는 남편

나는 또다시 잰걸음으로 종종종 

 

휴식처를 나와서 또다시 신가 외 강변을 따라 걸었다.

 

 

 

 

 

 

 

다음은

오른쪽 10km라고 쓰인 곳

구에도가와 (旧江戸川)) 강을 따라

걸어 내려갔다.

 

이 강을 따라 워킹을 하여

내가 내 집처럼 자주 드나들었던

카사이 임해공원(葛西臨海公園)으로

가보자.

 

신가와(新川)에서 구에도 가와 (旧江戸川)) 쪽으로 들어오니

강이 넓으니 물살을  쌩 가르고 달려오는 배도 있고

강은 강인데 조금 전 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자연재해인 홍수나 쓰나미에 대비하여 강 옆으로는

저렇게 높은 담도 세워두었기에

산책하며 사진 찍을만한 곳은 없기에

사진은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곧장 임해공원을 향해 걷기만 했다.

 

 

저 다리를 오른쪽으로 건너가면

행정구역이 도쿄도(東京都)에서 치바현(千葉県)으로 바뀐다.

배가 지나가고나니 강물 위에 천이라도 덮어놓은 듯

물살이 저렇게 움찔움찔 거린다

무셔라~

얼른 고개를 휙 돌려 잰걸음으로 후다닥 남편 뒤를 따랐다

 

 

 

임해공원으로 들어오니

납매가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역시 내 고향에나 돌아온 것처럼 

기분이 푹하니 안정을 찾은 듯

좋아지는 걸 느꼈다

 

열흘 전에 이곳에 욌을 때는

납매 꽃망울이 맺혀 있었는데

활짝 피어있음에 

반갑기 그지없다.

 

 

 

임해공원의 바다 쪽으로 나오니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위에 햇빛을 받은 윤슬이 피어올라 반짝이고 있었다.

 

 

 

온통 윤슬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바다 가운데 백노(?)는 나를 발견하고 후다닥 놀라서

급히 빠른 걸음으로 도망을 가고 있네

웬일이니?

바닷물 위로 휙 날아오르지 않고?

 

 

반짝반짝....

바다 위 윤슬이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음에 그만 포기를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잠시 쉬기 위해 벤치에 앉으니

맞은편 매점에 한국풍 오뎅이라고 쓰인 글자를 발견하고

남편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가서 컵에 담아주는 오뎅을 사고

안주만 사면 재미없다며 맥주도 한 캔 사들고 왔다.

 

오뎅은 그럴듯하게 한국의 맛을 냈지만

컵을 기울여 안을 들여다보니 겨우 4/1컵가량의 오뎅국물을 보며

한국에서 오뎅 한 꼬지 먹고 국물은 몇 번이나 퍼먹었던 옛 시절이 떠 올랐다

우리나라는 오뎅 국물 인심은 정말 후한 인심이었는데

에게게 이게 뭐야 하며 국물을 아껴서 조금씩 나눠 마셨다

 

좋은 겨울 햇빛 받아가며 오늘도 기분 좋은 20킬로 워킹을 마쳤다.

이만하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