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쯤 됐으려나
내가 스포츠 클럽을 이용하여 운동을 하게 된 것이
스포츠클럽에 돈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분명 내가 이 돈을 병원에 갖다 줄 것이다.
병원에 갖다 줄 바에야
스포츠클럽에 갖다 주는 것이 훨씬 낫지
등록해놓고 운동 빼먹기를 밥먹듯이 하는 나에게
내가 반강제성을 띄운 것이지
운동을 안 가더라도 회비는 꼬박꼬박 갖다 바치라고
겁을 주었지.
이렇게라도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돌아보니 결과가 좋았다
이제 운동은 내게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좋은 취미로 자리 잡았다
3개의 스튜디오에서
월요일~일요일(목요일은 정기 휴일) 까지 열리는 운동 스케쥴표이다
전 종목이 정원제 이기때문에 이 스케쥴표를 보며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한다.
인기있는 종목은 잽싸게 예약을 해야하는데
어떤 종목은 예약 오픈시간이 되자말자 7분만에 예약이 다 차버리기에
불꽃튀는 경쟁률에 우리는 혀를 휘두르고 있다.
딸내미 말에 의하면 엄마는 체육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네 ㅎ
문 앞에서 감은색종이가방을 들고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은
에어로빅과 스텝박스 선생님이다.
이 선생님 수업은 엄청 인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해서 우린 다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얼마나 신나는 수업이었는데....
이제 수요일은 어떻게 하냐며...
다들 웅성웅성 거렸다.
그만두는 이유는 남편이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어서
남편은 쉬게 하고 본인이 이제부터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한다.
선생님의 본업은 수의과 의사이지만
본인은 댄스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에어로빅 강사를 하게 되었다고...
그녀는 자유 영혼이었다. 머리색깔도 옷도 늘 칼라풀~이었으며
모 프로축구단의 왕팬으로서 운동경기가 있는 날이면
온갖 응원 준비물을 챙겨서 응원단으로 따라다니며 응원을 하는데
응원 다녀온 이야기 우리에게 해줄 때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입가에 큰 웃음을 섞어서 신이 나게 이야기를 해준다
응원 갔다 온 사람이야 재미있지만 우리야 뭐 그리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우린 그런 그녀를 흉을 보며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인기가 엄청 좋았다
그녀의 수업을 늘 만원이었으니까
이제는 머리 염색도 얌전한 색으로 돌리고
본업인 수의사로 돌아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니
그런데 그녀가 얌전한 머리스타일에 하얀 가운을 입고
애완용 동물을 돌보는 모습이 영 상상이 안된다 ㅎㅎ
하지만 그녀는 잘 해내리라 생각된다
늘 맨 앞에 서서 긴 머리에 날씬하고 젊고 이쁜 댄스를 잘하는 회원이
이러한 리본을 만들어 와서 우리에게 하나씩 나눠주며
손목에 이렇게 끼라고 한다 ㅎㅎ
오늘 마지막 수업이니 재미있게 해 보자며... ㅎㅎ
스텝박스 시간
끝날 무렵 실내를 어둡게 하고 선생님이 마지막 선물이라며 하나씩 나눠준
야광 부채를 들고 스텝박스 운동을 했다 ㅋㅋ
난 도무지 어지러워서 박자를 놓치곤 했다
마침 이 시간 내가 맨뒤에 서 있었기에 살짝궁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는데
추억이 많았던 정말 귀한 사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이 있어 밖으로 나와 이렇게 기념사진을 찍었지.
좋은 추억의 사진이다
선생님이 들고있는 보드는 아래 사진
다들 한 마디씩 적어서 보드에 붙여서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쯤 선생님은 동물을 잘 돌보고 있으려나...
훌라댄스 시간이다
5년 전 즈음에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모아나'를 보면서 갔는데
모아나가 추는 훌라댄스에 매력을 느껴서 하와이를 다녀와서
훌라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자세 개선'이라는 수업인데
요가보다는 한 단계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시간이다.
요가를 할 때는 맨 앞에 앉아서 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주로 맨 앞자리를 예약을 한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탁구 시간이다
이 홀은 탁구대가 8개가 들어가는 대형 홀이다
이곳에서 탁구를 치는 사람들 중에서
멤버 8명이 따로 한 팀을 만들어서
동네 커뮤니티 회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탁구를 치고 있다.
건강을위해 시작했던 스포츠가
이젠 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
즐거움을 주는 가장 좋은 취미로 자리 잡았음에
잘했어 잘했어 라고 토닥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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