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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카사이 임해공원

지난 여름날의 추억 / 찌르레기의 아침

여름이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사실 여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것은

8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있음을 달력을 보고 알았으며

해바라기가 무거워서 고개를 숙인 모습을 테레비로 보고서야

여름은 무르익을데로 익어 있음을 느꼈다.

 

새로 정착한 이곳은 자연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이기에

계절을 느껴보려면 자연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렇다면 그저 여행을 떠나라는 것인데...

형편은 그렇치 못하니 애달플 노릇이다.

 

작년 여름 이 무렵에

정말 내 집처럼 드나들며 지내던 카사이 임해공원이 떠올랐다

지금쯤 해바라기는 까맣게 그을린 얼굴을 내리깔고

새들에게 먹이로 내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매미들은 목이 터져라 새들을 불러들이고 있겠구나

눈에 선하게 그 풍경들이 떠 오른다.

 

그 동네를 떠나올 때는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곳이라며

떠나가는 나에게  토닥토닥 위안을 주었는데

그 마음을 먹는다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로구나 

 

 

문득 보고 싶은 풍경이 떠 올라 사진 창고를 뒤졌다.

그리고 찌르레기가 날고 있는 카사이 임해공원의 이른 아침 풍경

영상을 찾아서 먼지 툭툭 털어 들고 나왔다.

 

바로 이 벤치에 앉아서

깍아 담아 들고 나온 과일을 먹으며

찌르레기들의 아침 향연을 감상하기도 했다.

 저 멀리 해송 아랫 동네에 위치한 꽃밭은 또 얼마나 각종꽃들로 푸짐했던가

그곳은 완전 나의 여름철 놀이터였다.

 

 

들려오는 소리는 찌르레기소리가 아니라, 주변 풀숲에서 들리는 이른아침 매미와 여름벌레 소리입니다. 

 

이른 아침 찌르레기들이 떼를 지어

축하 퍼레이드를 보여 주었었지

우리를 벤치에 앉혀놓고 말이지 ㅎ

 

 

 

이렇게 시원하게 준비된 과일도 먹으며

찌르레기 덕분에

휴일 여름 아침을 폼나게 보냈었지

 

가는 여름이 안타깝다며 주변 풀숲에선 여름 벌레들이

떼창을 들려주기도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