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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카사이 임해공원

지난 여름날의 추억 / 바닷가 꽃밭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이 연기가 되어 개최하기로 했는데

결국은 무관중으로 치르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선수들은 숙소와 경기장만 다닐 수 있도록 통제를 했고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경기이니 도쿄 시민들도 경기장 근처엔 얼씬도 

힐수 없었고...

 

도쿄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이었지만 

선수는 선수대로 일반 시민은 시민대로 저렇게 철통같이

담을 쌓고 생활을 했으니

올림픽은 관심 밖으로 밀려 날수 밖에 없었다.

 

 

꽃밭을 가꾸는 사람들

 

올림픽이 무관중이 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람들도 다 통제가 되었고

당시 도쿄는 코로나 확진자수가 사상 최대라는 기록 경신으로 비상 사태 중이라

이 공원 주차장도 다 통제가 되어 도쿄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공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하니  동네 주민들이나 꽃밭 구경을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니

공원 산책을 자주 나가는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는

아주 경사가 났다고 까지 말해도 되겠다.

 

 

 

이렇게 잡초도 뽑아주고

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막바지 손질이 한창이다

 

 

 

사실 이렇게 꽃밭이 조성되기 이전에는 이곳은 유채꽃밭이었으며

8월이 되면 금계국이 피어 바람에 일렁이며 가을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그러한 아름다움 있는 곳이었다

자연스러운 그러한 풍경이 좋지 뭘 이렇게나 판에 박힌 듯

꽃밭을 요리조리 디자인을 하여 여기는 뭘 심고 저기는 뭘 심고... 

원예 근처에는 얼씬도 안해 본 내가 불평의 소리를 구시렁거렸다

 

그런데 

꽃밭이 저렇게 화려하고 폼나는 꽃밭으로 변신을 했다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했을라고!

더구나 올림픽 축하 꽃밭 이거들 내가 뭐라고 그리 입방아를 찧어대고 그랬냐 말이다 

"죄송합니다 대신에 구경을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 했다.

 

그러다보니 지난 무더운 여름

이곳은 나의 최고의 놀이터가 될수밖에 없었다.

 

 

 

꽃들에게 물을 먹이는데

내가 왜 그렇게 시원하던지... ㅎ

 

 

 

꽃들이 샤워를 하는데

내가 왜 그리 시원하던지...

 

 

 

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이들은 수시로 모여서

꽃밭을 최종적으로 손질을 하느라 분주했다. 

어릴 적에 집안에 잔치가 나면 뭔지 모르지만 기분이 들떠서

엄마 치마꼬리를 붙잡고 따라다녔던

나는 그런 기분이었을까

 

 

 

천일홍은 쏟아 내리는 물방울이 시원 타며 춤을 춘다

나도 덩달아 천일홍 주변을 맴돌며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배고픈 줄도 모르고

 껑충껑충 

 

 

 

날아오는 물줄기를 맞고 혹시 천일홍이 아프지는 않을까 

ㅎㅎ 별걱정을 다하며...

"괜찮아요 뭐 이 정도쯤이야, 소나기에도 끄떡없었거든요"

 

 

 

 

 

올림픽 개회식이 있던 날

괜스레 이른 아침부터 나는 꽃밭에 와서 어슬렁거렸다

그날은 사람들도 많이 꽃밭에 나와서 술렁거렸다.

이곳에서 개회식을 하는 것도 아니구만

나 혼자 꽃밭에서 북 치고 장구치고....

 

 

 

그렇게 도쿄올림픽은 무관중, 무관심으로 끝이 나고..

그 사이 꽃들은 서로 키재기를 하듯 자라나서 고개를 쑥 빼고

저 멀리 바다 구경을 하며 피고지고 피고지고 

여름꽃은 어느새 가을꽃으로 탈바꿈하여

계절을 바꿔가며 우리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꽃밭 옆 해송나무 그늘 아래 자리 깔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은

코로나로 묶여있던 사람들이 모처럼 공원으로 나왔으니

그 당시로서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