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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오늘 아침 강마을을 물들인 노을

집을 나서니 약간은 어둑어둑 한 시간

아파트 건물 사이로 희미한 아침이 밀려들고 있었다.

 

매일같이 나서는 아침 워킹이지만

매일같이 다른 하늘과 강이다.

오늘은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려나

 

 

요코하마의 오늘 해 뜨는 시간을 찾아보니 5시 24분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해뜨기 바로 직전에 찍은 사진이 되겠다.

사진 찍어 와서 이렇게 보고 있으니 참 좋다

세상 평화란 평화가 이 강물에  하늘에 깃들어

내 마음속으로 평화가 스며 들어오는듯 하다.

 

 

놓칠 수 없는 풍경!

가던 길 끽!! 멈춰 서서

폰카를 펼쳐 들고  서서 찍어보고 앉아서도 찍어보고....

그러는 사이에 남편은 어느새 저만치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아침시간은 시간에 쫓기는 시간이기도 하니

느긋하게 노을 감상에 빠질 수도 없다

얼른 남편 뒤를 따라 종종걸음을 쳐서 따라붙어야 하지

 

 

 

 

 

얕은 공원을 오르다가 계단에 줄지어 핀 꽃을 보며

와~ 하고 감탄은 잠시

이 꽃 이름이 뭐더라 순간적으로 떠 오르지 않는 건망증

또 나이 탓을 해야 하나 

60대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어떤 여인

60대에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는 어떤 여인

그 여인들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늘 쓰던 단어도 떠오르지 않을 땐 캄캄절벽에 선 기분이다

 

 

 

 

앗 백일홍이다

제자리에 섰다

이번엔 노을 찍을 때와는 달리 꽃 한 송이를 담아가기 위해

정성을 들였다.

이 얼마만이냐 꽃 사진을 찍어 본 것이!

갑자기 깊은 산속 옹달샘물이 내 가슴에 쏴하고 밀려 들어오는 기분이다

'폰카에 예쁘게 담겨졌을 것이다'

자신 있게 스마폰을 거둬들이고 계단을 다다다 쫓아 올라갔다

6시에는 남편의 도시락을 싸야 하니까

오늘 반찬은 무엇 무엇으로 할 것이며 반찬 양념은 이렇게 저렇게 하고..

머릿속은 그런 생각을 해가며 집으로 총총총...

하루 중 손과 머리가 가장 바쁜 시간인

그 아침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