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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

간밤에는 14호 태풍 난마돌이

우리 지역을 새벽녘에 통과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낮시간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 창을 통해 내다보니

태풍은 난리 치며 떠났을 텐데  미처 함께 떠나지 못한

잔 바람들이 남아서 휘~휘~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머금고 있던 비를 훌훌 뿌리고 다니고 있네

 

후루루 비가 쏟아지다가 하늘이 뿌옇게 맑아지다가

또 한차례 비를 쏟아 내다가

그렇게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얘들아 내가 지금 빨래를 베란다에 널어도 되겠니?

널어?  말아?

 

 

 

 

 

이 지역 이름은

항구의 미래라는 의미를 가진  '미나토 미라이'

미나토 미라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 때는

어쩌다 한번씩 이곳에 오게 되면 눈이 번쩍! 

뭘 보고 갈까, 뭘 먹고 갈까

여기저기 사진 찍느라 동분서주 

 

떠날 땐 미련을 가지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의 발길을 돌리곤 했는데

 

 

 

 

 

 지척으로 이사를 와서는

미나토 미라이에 대하여 반짝반짝하던 내 눈과 마음이

어째 한풀이 죽은 느낌이다

 

 

 

다 그런 것이지요

물고기를 잡으러 쫓아다닐 때나  눈이 반짝반짝하지

막상 잡아 놓고 나면 시들해지는 것이지요 뭐 

후후 훗!

 

 

 

 

꼭 그렇지만은 않지!

마음을 안 먹었다는 것이지

 

이제 다니기에 좋은 계절이  지척에 와서 서성거린다.

나 더러 "놀러 가지 않을래?" 하며

가을 하늘이 유혹하고

갈 바람이 유혹하고

두둥실 떠있는 뽀얀 구름들이  손짓을 한다

놀러 가자고!

 

이렇게 유혹을 할 때는 못 이기는 척하며 따라나서야 한다

 

 

 

 

나서니 이렇게 좋은 걸!

 

 

 

그래 결정했어

올 가을의 나의 최고의 놀이터는

이곳 '미나토 미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