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이야기/가마쿠라(鎌倉)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에 가다 2

전철이 지나가기를 건널목 앞에서 기다리다가 뒤로 휙 돌아다보니

뭐지 저 상점? 그릇점? 하며 사진을 한장을 쿡 찍고 돌아서 나왔다.

 40대일때는 한동안 그릇 사모으는 재미에 빠진 적이 있다.

일상에 쓰이는 그릇 같으면 요긴하게 지금까지 쓰고 있을 텐데

카페인 때문에 커피도 잘 안 마시는 사람이 무슨 커피잔은 그렇게 사 모았을까

그저 예쁘게 모셔두고 있다

 

 

 

에노덴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 중에는

차 창가로 지나가는 풍경을 동영상 촬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다면 손을 흔들어 줄텐데....

 

 

건널목을 건너오니 완전 복작거리는 시장골목

고마치 도오리(小町通り)라고 하는 이곳!

와~ 사람사람들

그러니까 이 동네가 본격적인 가마쿠라의 중심지가 되겠구나

 

 

 

 

왼쪽 하얀색 간판 '하야마 소고기(葉山牛) 주먹밥'

에 관심이 간다. 지난가을 시라카와고에 갔을 때 먹어본 주먹밥인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런치 할 곳을 생각해 둔 곳이 있으니

다음엔 '먹거리 가마쿠라'라는 명목으로 다녀 봐야겠다.

 

그때는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에 가다 1'에서 소개한

유바 두유우동, 세계의 빵집 '가마쿠라 로티걸 ON543', 초콜릿과자점

그리고 이 '하야마 소고기(葉山牛) 주먹밥' 먹으로

가마쿠라여행을 갈 사람 손들어~라고 공고를 해볼까 

 

이 골목은 다음번에 다시 여행을 오자며 아껴 남겨두고

나는 큰길 쪽으로 나왔다

 

 

큰길쪽으로 나오니 커다란 모자집이 눈길을 끈다

사실 나는 모자를 쓰면 머리에 불이 나는 것처럼 갑갑해서 못쓰는 사람이다

여름철엔 햇빛 가리게용도로 모자를 애용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모자는 달랑 한 개밖에 없을 정도로 모자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겨울에도 햇빛 가리게 용도로 쓰일 모자의 필요성을 느끼던 날

내게 하나 있는 여름 모자를 들고 나서면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사진마다 사계절 모자가 하얀색으로 같은 모자이니...

"웬만하면 모자 하나 장만 하시지요 사모님~~" 하하하

 

이러하니 식구들도 모두 내 모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게 선물할 일만 있으면 다들 모자를 사 주겠다고 하니...

 

 

 

 

길 지나다가 만난 모자집에서

모자 하나를 머리에 얹어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주인이 잽싸게 나와서 "와 잘 어울려요~" 라며 호객행위를 아주 친절하게 해 왔다

"그런데 이 모자는 내게 커서..." 하며 내려놓으니

"아휴 금방 고칠 수 있어요" "지금 30 퍼 세일기간이에요"

나는 '잘 어울린다는' 그 미끼에 걸려들었다

상점 주인이 내가 써 보았던 모자를 잽싸게 가지고 들어가서 저렇게 

고치고 있는 것이다.

세일까지 해준다 하니 나는 못 이긴척하며...

 

 

모자 고치는 동안 모자 감상의 시간을~

그러고 보니 우리 남편이 한동안 저런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언제부턴가 쓰지 않고 있네

다시 하나 사다 줄까?

아니 본인이 써 보야야 하겠구나

 

 

ㅎㅎ 역시 나는 모자 고르는 안목이 하나도 없다는...

괜찮을 것 같아서 하나 사서 쓰고 왔는데

역시 머리가 갑갑하고,

모자가 너무 가벼워 작은 바람에도 날아갈 것 같아서 거북한 존재!

외출 때 선뜻 손이 안 간다. 그 후 지금까지 방치상태다.

 

 

앗! 나무사이로 보이는 저 건물은 뭐지??

혹시 성당? 

 

 

다가가서 보니 성당이었다.

가톨릭 유끼노 시타 교회(カトリック雪の下)

'눈(雪) 아래 성당'이라고 성당이름이 참으로 재미있다.

성당 찾아다니는 재미를 가지고 있는 내가

이렇게 우연히 성당을 맞닥뜨리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지

횡재를 한 기분이 든다.

 

 

얼른 들어가 성당내부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맨 앞자리로 가서 얌전히 꿇어앉아

성호경을 하고 묵주기도를 드렸다.

 

성당에서 밖을 나오니

벚꽃 나무아래 달리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간다

나도 옛적엔 달리는 사람이었는데... 후훗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이면

이 길은 벚꽃 터멀이 되어 아주 분위기 있는 길이 되겠구나

그 대신에 사람 사람사람이 되는 길이 되겠구나

 

 

아, 저 소바집 기억에 난다

15,6년 전 즈음에 한국에서 온 친척들과 함께 가마쿠라에 왔을 때

이 집 소바가 맛있어 보여서 왔는데 끝없이 줄 서있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결국은 먹는 걸 포기하고 뒤돌아섰다.

그 후에도 가마쿠라에 올 때마다 몇 차례나 들렀는데

기다리는걸 아주 싫어하는 남편이니 번번이 되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웬일이지?

설마 폐업?? 살펴보니 폐업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정기휴일인가?

집옆에 서있는 한그루의 벚꽃나무도 참으로 기억에 남는 나무이다

 

 

 

일본 전통상가와

때마침 지나가는 기모노차림의 세 여인의 매치가 참으로 분위기 좋다

 

 

가마쿠라에는 소바가 유명한가??

소바집이 많고 소바집 앞엔 늘 사람들이 붐빈다

 

 

 

붉은색 토리이를 지나 숲속간이 나무가 우거진 저곳은

츠루오카하찌만미야(鶴岡八幡宮)

 

 

 

학생들이 단체로 여행을 많이 나왔다

수학여행인가? 3월이면 졸업시즌이라 졸업여행인가?

 

 

 

카제노모리(風の杜)

 

내가 런치를 위해 찾아온 곳은 바로 이곳

작년에 수국을 보러 가마쿠라를 왔을 때 우연히 이 집에서 런치를 했는데

그때 먹었던 냉우동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지난 일 년 내내가마쿠라 하면

이 집이 떠올라 내 언제 다시 가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이집 문전에서 입성을 기다리게 되었으니... 음하하하~

 

실내가 만원이라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기재하고

이곳에 앉아서 기다리며

 

 

 

무엇을 먹어볼까 하고 찬찬히 메뉴판을 살폈다

 

 

소고기를 푹 끓여서 만든 우동(牛煮込みうどん)

 

 

 

매끄러운 우동에 파를 올리고

소고기 살코기를 쪽쪽 찢어 올리고

그 위에 반숙계란을 올렸다

아주 시원한 소고기 맑은 국물맛

 

 

나는 고춧가루 솔솔 뿌려 넣고...

 

달달한 디저트로 챙겨 먹었지

단팥죽에 참쌀 새알이 동동

 

런치를 했던 바로 이곳에서 보였던 연못

츠루오카 하찌만노미야 (鶴岡八幡宮平家池(源平池))

 

런치를 하던 곳 창밖으로 보였던 연못이다

저곳으로 들어가 보면 볼거리가 많을 것 같다

 

 

이 다리를 건너서 가는 사람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우연히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내 카메라에 잡혔다. 

 

다음엔 저 다리를 건너서

츠루오카 하찌만노미야 (鶴岡八幡宮平家池(源平池))를

구경하러 와 봐야겠다.

 

오늘은 이곳에서 런치를 하고 

오늘의 가마쿠라여행은 이것으로 끝~~

 

JR 가마쿠라 역

집으로 돌아올 때는

에노덴이 아닌 좀 더 빠른 JR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