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이야기/쯔부야끼(혼잣말)

이쁜 4월

눈부신 하루였다

구름들이 걸레를 들고 우르르 무리 지어 나타나더니

우르르 무리지어 떠나가며

쓱싹쓱싹 말끔하게도 해놓고들 갔다

 

 

 

나는 도무지 눈이 부셔서

하늘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연두연두하는 나뭇잎은 또 어떻고

아주 신선한 연둣물이 토닥토닥 떨어질것만 같다

 

 

 

이쁜 하늘도 구름도 전부 내것으로

폰카에 이쁘게 담아가고 싶어 

기다려도 기다려도 기회를 기다려도

왼쪽 젊은 할아버지는 부동자세 떠날 줄을 모른다

내리쬐는 햇빛에는 내가 당해낼 수가 없다

강한 봄볕에 기미 주근깨 나올까 봐

결국엔 저 젊은 할아버지보다 내가 먼저 저 자리를 떠났다

할 수 없어요 내 폰카에 담아 갑니다 할아버지를요

 

그러다가

 

 

 

 

할아버지 뒤에 서서

할아버지가 떠나가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할아버지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더니

이렇게 사진이 찍혔다

후훗! 이렇게 간단한 것을!

괜스레 신경전을 벌이다니

 

 

요코하마 야마시타공원 에서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