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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쯔부야끼(혼잣말)

촉촉히 비 내리는 아침

여름 가뭄이 심했다

가로수 아래 키 작은 나무들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며칠 전 태풍의 영향으로 이른 아침에 폭우가 쏟아져내렸다

이 얼마 만에 보는 비 구경이던가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태풍이 진로를 살짝 틀어서 올라갔단다

비를 좀 더 내려주어도 좋았을 텐데....

다음날 아침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미쯔이케 공원으로 나갔다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하더니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네

금방 그치리라 생각했는데 금방 그칠 부슬비가 아니었다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데 이러다가 비 맞은 생쥐꼴이 될라

 

요즘 기상청에서 보내주는 것은 일기예보가 아니라

마치 일기 생중계를 해주는 듯하다며

투덜투덜....

 

 

 

 

 

부슬부슬하는 비는 비도 아니라고

오리 두 마리가 연못 위를 쌩하니 스쳐 지나가며

아침공기를 만끽하고 있다

 

 

 

빼곡하게 나무아래로 모여들어 

비를 피하고 있는가

오밀조밀 모여든 동그란 수련 이파리들이

이쁘고도 귀엽다

 

 

 

황화 코스모스도 촉촉하게 비를 맞으며

가을을 알리고 있는 듯하나

요즘 여름 같은 푹푹 찌는 더위 

이를 어쩌나

 

 

 

감도 이렇게 익어가고 있으니 추석이 다가오겠네

감잎이 왜 이렇게 지실이 들었을까

가물어서 그리되었나

감이라도 토실토실하게 잘 영글었으면 좋겠네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비도 아니야 하며 카메라를 들고 나서서

부슬비 사이를 뚫고 팔랑거리는 쪼매한 나비를

포섭하고 있다.

 

 

 

촉촉한 이른 아침의 공원 분위기

참으로 좋다

이대로 부슬비와 함께 이곳에서 더 머물고 싶었지만 

비 맞은 생쥐꼴은 싫으니

"이제 그만 가자고요~~"

 

 

 

어라 누가 이렇게 묘기를 부려 놓았네

공원에서 주운 열매로 이렇게 장식을 해놓았네

 

 

 

그야말로 고슴도치로다

돌아가는 길에 스키야에 들러서 모닝빵이 아닌

규동(불고기덮밥)이나 먹고 갑시다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