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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여행

창포원에 가서 수국도 보고

장미의 계절이 간다고 아쉬워하며

수국의 계절이 온다고 반가워하기도 했었는데

벌써 수국도 또 다른 꽃의 계절에게 양보를 하려고

들먹거리고 있네

어느새 유월도 막바지

 

수국과 같은 시즌에 피지만 수국의 유명세에 밀려있었던

꽃창포를 만나러 나섰다

 

 

'요코스카 창포원' 이라고 했는데

입구에 들어서니 수국들이 온통 수국수국 거린다

꽃창포와 같은 시기에 피어나니

한자리에서 함께 모아 보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갑자기 발걸음이 빨라졌다.

 

 

 

꽃창포는 시즌이 끝나가고 있네

허전한 분위기를 내고 있어 스멀스멀 아쉬운 마음이 밀려온다

 

 

꽃창포가 더 사라지기 전에

온전하게 모양이 남아있는 꽃창포를 모아 모아서....

 

 

 

올해도 이렇게 예쁘게 왔다가 가는구나

늦게나마 찾아와 그래도 널 만나게 되어 다행이야

 

 

 

 

멀리 수국이 배경이 되어주고 있으니

꽃창포가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올해 마지막으로 만나는 수국이라 생각하니

더 애틋해진다.

 

 

 

 

물레방아의 물 흘러내리는 소리를 들어가며

수국은 온통 더 봉실봉실 탐스럽게 피어났겠다.

 

 

 

하늘나라의 별들이 땅으로 내려왔네

멀고 먼 하늘나라 혼자서 반짝이기 너무 외로워

땅으로 내려와 꽃이 되었네

꽃이라도 하나 둘이 아니라

여럿이 한데 모여 다발꽃이 되었네

섬수국 / 나태주

 

 

 꽃창포가 그렇고 그러하니

사람들은 수국으로 발길을 돌린다

나도 그러했고 저들도 그러했다

 

 

하늘나라의 별들이 땅으로 내려왔네

멀고 먼 하늘나라 혼자서 반짝이기 너무 외로워

땅으로 내려와 꽃이 되었네

꽃이라도 하나 둘이 아니라

여럿이 한데 모여 다발꽃이 되었네

 

섬수국 / 나태주

 

 

 다들 아쉬움의 발걸음을 서성인다

 

 

 

시든 꽃창포를 따고 있는 여인들

그들은 모르는 척 슬쩍 다가가 툭툭 꽃을 따서 옆구리에 찬 주머니에

슬쩍슬쩍 밀어 넣더라고

 

 초록 바람이 일렁일렁

비록 꽃들은 생을 다하여 많이 사라져 갔지만

남기고 간 초록풀의 바람이 상쾌하게 코끝을 자극하네

 

  

 

창포꽃을 따는 여인들도 이젠 수국 사이로 떠나고 있었다

 

 

 

오월에 한창이었을 등나무가 이렇게 많다

등나무꽃이 주렁주렁 참 많이 열렸을 텐데

우린 그 시기에 온통 장미공원으로만 달려가 장미향에 취해 있었구나

내년을 기약하자

 

 

 

내년 5월 6월은 이곳으로 출근을 해야 하나

아주 분위기 좋은 맘에 드는 공원이다

 

 

 

 

 

 

잘 다녀갑니다

내년에 와서 신세를 좀 지겠습니다 하며

요코스카(横須賀) 창포원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