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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늘의 방/도쿄마라톤 & 워킹

늦여름 여행으로 가미코치(上高地)를 가다 1

 

 

가미코치(上高地) 나가노현(長野県) 마쓰모토시(松本市)에 있는

해발 약 1500미터의 산악 경승지이다.

중부 산악국립공원의 일부로서 국가문화재(특별명승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가미코치(上高地)는 히다산맥(飛騨山脈기타 알프스)의 골짜기에 있는

다이쇼이케(大正池)에서 요코오(横尾)까지의 전후 약 10km, 폭 최대 약 1km의 퇴적평야이다.

과거 기후현岐阜県쪽으로 흐르던 재천이

야케다케 카잔(焼岳火山)의 시라타니 야마(白谷山) 분화보가 막혀서 연못이 생기고,

그곳에 토사가 퇴적되어 생겨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고도에서 이 정도 넓이의 평탄지는, 일본에서는 그다지 볼 수 없는 곳이다.

(가미코치 웨브 공식사이트에서 펌)

 

가미코치(上高地)는

우연한 기회에 유튜브를 통하여 알게 되었는데

트레킹을 하기에 5월 하순~6월 중순, 7월 하순~8월 초순이 

즉 장마철을 피한 여름이 적기라고 한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어쨌든 꼭 가보고 싶은 가미코치(上高地)이기에

가보고 싶어서 발병이 나서 나의 베스트 여행친구인 남편에게 졸랐다.

어렵게 날짜를 잡아놓고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행 떠나기 며칠 전에 성당친구들과의 1박 여행에서밤새 수다를 떨고

다음날은 지인들과 마신 커피의 카페인으로 인한 불면증으로

몸의 컨디션이 무너졌다.

가미코치를 떠나기 이틀 전부터 갑자기 기관지가 아프기 시작했다 

'안되는데... 나 아프면 안 되는데... 가미코치에

후다닥 일어나서 가글도 하고, 기관지 아픈데 먹는 약을 삼키고

난리를 쳤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미열이 있고 목은 점점 부어올랐다.

예약한 호텔이 하루 전에 50% 밖에 환불이 안되고

당일엔 또 100% 환불이 안된다고 하니

캔슬하기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아픈 와중에도 스멀스멀 떠올랐다.

문득 코로나가 의심이 되어 후다닥 코로나검사 키트를 사다가

검사를 하니 다행히 음성이란다.

가자! 가보는 것이다!

정 안되면 호캉스라도 하고 돌아오는 것이지 뭐

하고 당일 새벽에 일어나 짐을 챙겼다

밤새 카메라 배터리도 빵빵하게 충전까지 하여 꿈도 야무지게 준비했는데

사실 이러한 내 몸을 끌고 다녀오는 것도 모험이 따르는 이 시점에서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간다는 것은 무리다 싶어서

방을 나서다가 말고 배낭에서 카메라를 빼냈다.

어찌나 아쉬운지 나서면서 되돌아서서 보고 또 보고 했다.

마치 우는 아이 떼놓고 집 나서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면... 

 

 

 

도쿄 신주쿠에서 아침 7시 15분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신주쿠에서 가미코치 까지는 버스로 5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약 6시간 버스를 탔다

감기약 덕분에 자다 깨다 자다깨다 하면서 갔는데 어느새 가미코치 터미널에 도착을 했으니

감기약 덕을 본 셈이다. 휴 멀긴 머다. 버스길  6 시간길이라...

 

 

 

가미코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햇빛이 내리쬐어 따끈따끈한 이곳 벤치에 앉으니

오슬오슬 추웠던 온몸에 사라라~ 따끈한 온기가 온몸으로 전해져 와서

몸의 긴장된 근육이 풀어지는 듯했다.

그 따끈한 온기가 어찌나 맘에 들던지 이대로 이 자리에 계속~

앉아있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

 

 

 

가운데 붉은표시 현재지점 주변에

버스 터미널과 예약해둔 호텔이있다.

 

오늘은 비교적 운동화를 신고도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현재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를 가고

내일은 오른쪽으로 올라 가자고 남편이 트레킹 계획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나는 좋아요 하며 따라 나섰다

 

 

 

저 뒤로 보이는 산맥이  바로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기타 알프스(북알프스)'라고 하길래

깜짝 놀랐다 아니 이곳이 바로 그 기타 알프스?

예전에 몇 번이나 가려고 날짜를 잡았다가 캔슬이 되었던 그 기타 알프스란 말이에요?

눈앞에 턱 하니 펼쳐져 있으니

금방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쪼루루 올라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산처럼 보이는데

실제는 10월이면 눈이 쌓일만큼 높은 산이라 미끄럼 방지용 아이젠까지 사놓고

못 갔는데... 하며 

산을 보고 있으니 안타깝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기타 알프스는 일본에서 세 번째로 높은 오쿠호 다카다케(해발 3190m)와

4번째의 하야가 타케 (동 3180m) 등을 포함하여 2500~3000m급 봉우리가 연이어 있는

일본 유수의 산악 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해발 1500미터 산악 경승지라 하니 공기는 물론

흘러가는 물도 이렇게나 맑고 또 맑았다.

 

 

 

 

 

 

타시로 이케 (田代池)의 고여있는 듯한

흐르는듯한 물을 보며 내가 여기까지 왔다 가노라하며

사진을 한 장 남겼다

 

 

내 컨디션이 최악이다 보니 내 걷는 속도가 아주 늦었다

이 속도로 걸어가면 종점까지 갔다가 호텔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것이 무리이므로

이곳에서 앉아서 쉬고 있으라고 한다

나는 이곳 벤치에 앉아 쉬면서  이곳에 앉아서도 잘 보이는 기타 알프스

그리고 하늘과 구름쇼를 감상하며 남편을 기다렸다

'아 아깝다 이러한 멋진 풍경 속을 신나게 걸어도 모자랄 판에

도중하차 하여 이러고 앉아있어야 하다니' 속상했다

몸은 드디어 근육통까지 겹쳐져서 앉아 있기도 힘든 상태이기에

간신히 앉아 있는데...

그런데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는 남의 사정도 모르고

내게 자꾸 말을 시킨다.

'어디서 왔느냐 내일은 어디까지 걸어갈 것이냐는 둥.....'

눈치코치 없는 할머니다

이러고 있을 때 남편이 와서 나는 얼른 일어서서

인사 한마디도 없이 남편을 따라나섰다

 

 

 

참으로 깔끔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그래도 한손에 폰카를 들고 간간히 이렇게 나마 사진을 찍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이렇게 사진을 안 찍어 왔다면

내가 그 정신에 이 아름다운 풍경을 기억이나 해 낼 수 있겠는가

그 말이다.

 

 

 

흐르는 물소리도 상쾌하기 그지없었겠다만

좋아도 좋은지 몰랐겠구나

 

 

 

호텔이 이제 거의 다 왔다고 한다

나는 내일 전혀 걸을 자신이 없으니 남편 혼자 다녀오라고 일찌감치 이야기했다

그런데 호텔은 9시 30분에 체크아웃이고

도쿄로 돌아가는 버스는 오후 3시인데

그렇다면 나는 그 시간을 어디서 무엇을 하며 멍하니 보내야 할까

그 일도 남편을 따라가는 일 만큼이나 힘든일이 될것 같은 생각이 들어

복잡했다. 에이  몰라 몰라 내일 생각하자

 

어서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이 앞섰다.

 

 

 

'마지막 여름여행 카미코치(上高地) 2'가 이어집니다.

 

오슬오슬 추운 근육통의 몸으로

호텔에 들어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