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이 가까워 오니 눈 아래 보이는 풍경이 이렇게나 장관이다.
저 멀리에 후지산도 구름 위로 얼굴을 빼꼼 내 보이고 있다
어느 산이 든 정상에 가면 후지산이 빼꼼 보이니 후지산이 그만큼 높다는 말이 되겠구나.
줌을 쫙 댕겨서 보니 구름 위로 쑥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신비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가려는 쯔바쿠로다케(燕岳) 정상은 2.3킬로 남았다고...
간밤에 내린 눈으로 누군가 이정표 위에다가
아기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갔네 ㅎ
뒷편 뽀얗게 눈을 뒤집어쓴 뾰족한 산은
표고 3,180m의야리가타케(槍ヶ岳)라고 한다.
뒤쪽의 눈 덮인 뾰족한 산은 야리가타케(槍ヶ岳)는 표고3,180m로
일본에서 5번째 높은 산이라고 한다.
산대장님인 키노시타상이
"내년엔 저 야리가타케(槍ヶ岳)를 한번 올라가 봅시다"라고 했다는데
세상에~ 또 저렇게 높은 산을 오르려면 일 년 동안 건강관리에다가
무엇보다 씩씩하게 체력 관리를 잘 해야되겠네 하며
완전 숙제거리를 받아 든 기분이 든다. 후훗
후지산과 야리가타케(槍ヶ岳)는 일본의 산을 대표하는 두 가지 유형이다.
(중략) 일생에 한 번쯤은 후지산을 오르고 싶다는 것이 서민들의 바람인 것처럼,
적어도 등산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먼저 야리가타케(槍ヶ岳) 정상에
서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深田久弥(후카다 히사야)『日本百名山』중에서
이 글을 읽고 나니 야리가타케(槍ヶ岳) 정상에 나도 우뚝 서보고 싶어 진다.
난리 났네 가로 늦게 내게 이렇게 웬 등산바람이 불었담
눈의 왕국이 따로 없다
그 몇 년을 눈구경 한번 제대로 못해봤는데
오늘은 제대로 임자 만났다
눈구경 해본지가 언제였던가
눈가루도 뿌리고 난리 난리
두둥~ 이렇게 좋을 수가!
유니 할머니 진정하세요
가지마다 눈이 소복소복
그대로 얼어 눈꽃이 되었다
둥실둥실 내 사랑 눈사랑
다시 한번 포즈를 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눈의 왕국에 새로운 스토리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눈 속에서 이만하면 완전 화보
나뭇가지에 뽀얀 쌀가루를 살살 묻혀 놓은 듯
눈가루 묻혀놓은 나뭇가지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그 자리에 붙박이처럼 서서 놀고 있을 때
마침 하산을 하고 있는 여인들을 만나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우리가 도무지 전진을 할 수가 없다"
고 했더니 웃으면서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빨리 올라가 보라며 진짜 아름다움은 정상에서 맛볼 수가 있다고 하며
웃는다.
이 풍경은 멀리서 보니
봄철에 온 사방팔방에 피어있는 벚꽃 동산 같았다.
저 언덕 꼭대기에 세워진 붉은 건물이 바로
우리가 오늘밤에 묵게 될 산장이다
와~ 언덕 위에 하얀 집이 아닌 빨간 장난감 집처럼 이쁘게 보인다.
어쩜 산꼭대기에 저렇게 동그마니 집을 지어 놓을 수가 있으랴
활짝 핀 벚꽃동네에 빨간색 작은집이 이쁘기 그지없다.
가슴이 두근두근 즐거워진다.
산꼭대기 나무는 신기하게도 나무 기둥도, 나뭇가지도 모두 은빛이고
거기에 가는 나뭇가지에 눈까지 살포시 내려앉아 얼어서
그야말로 은빛 눈꽃이 피어 있으니 감탄사를 내 지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저곳만큼은 그야말로 은빛 세상이다.
하늘도 구름 한 점 없는 쨍한 하늘이고 햇빛도 쨍하여
양달 쪽엔 눈이 거의 녹았는데 저곳 만큼은 응달이었으니....
우리에게 구경하라고 마지막 남은 카드를 꼭 쥐고 있다가
우리에게 선뜻 선물처럼 내놓은 듯 고마웠다.
드디어 드디어 내가 산장으로 들어서고 있을 때
먼저 가서 도착하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대장님인 키노시타상이
위에서 우릴 보며 반갑게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는 눈 속에서 사진도 찍고 좀 늦을테니 먼저 가라고 했는데
우리가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눈속에서 놀다가 와서 미안했다.
하지만 우리는 죄가 없어요
죄가 있다면 아름다운 눈풍경이 죄인이라고요.
후훗!
이 사진은 키노시타상이 찍었고..
남편과 나는 이 와중에 뭐라고 뭐라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
"빨리 올라오시라요"
와~ 와~~
저 풍경 좀 보세요
온 사방을 뺑 돌아가며 병풍처럼 서있는 눈산이 내 눈아래~
그야말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야만 했다
사진 한판으론 저 아름다움을 다 잡아 낼 수가 없단 말이다
이를 어쩌냐고
눈아래 이러한 풍경들이 사방팔방으로 펼쳐져 있었으니
그 풍경은 실로 장관이었다는 그 말밖에
사실 긴말이 필요 없다.
이렇게 턱 하니 서서 폼을 잡아봤습니다
사실 저곳이 찬바람이 지나가는 자리라 참으로 추운 자리인데
몇몇 사람들은 저렇게 앉아서 눈아래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그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카메라를 어디에 들이대도
그 아름다운이란 실로 장관이었다.
언덕 위에 있었던 예쁜 집인 산장이 바로 이곳
산장에서 내려다본 풍경
멋진 풍경을 내려다보며
호룩호룩 컵라면을 마시고 있습니다.
따끈한 국물 하나 남김없이 후루룩 후루룩
요기도 했으니 산장에 체크인하고 짐을 가져다 놓고...
다음은
2763m 쯔바쿠로다케(燕岳) 정상으로 갑니다.
기이하고 멋진 바위가 많은 곳이지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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