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어놓고
홀가분하게 정상을 향해 걸어갔다
배낭을 메지 않아서 몸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다리는 지쳤나 보다
정상이 바로 저기인데 걸어 올라가는데 어찌나 힘이 드는지
끙끙 낑낑하며 걸어 올라갔다.
정상은 올라 가는 줄만 알았는데
저 꼭대기에 있는 산장에 짐을 풀어놓고
다시 이렇게 내림막으로 내려와서 올라가야 했으니...
저 꼭대기에 있는 산장이 오늘밤 우리가 묵어야 할 산장이라니
아찔하다.
산장이 아득하게 멀어져 갔다
다시 저 산장까지 올라가야 할 텐데 산장은 자꾸만 멀어져 가니
안타까워라~~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했다
산꼭대기에서 오랜 세월 동안 모진풍파 다 만나서 만들어진 모양이었으니
거의 신비스럽기만 했다.
그야말로 돌고래
돌고래가 어찌하여 바다에서 이 산꼭대기까지
흘러 왔는지...
하늘을 향해 간절히 갈구하고 있는 듯하다
"나를 다시 바다로 보내주소서~"
얏호~ 드디어 정상
2763m 정상이라고 말뚝도 아니고
저러한 걸 들고 사진 찍으라고 해 놓았네
정상이 바위라서 말뚝을 박을수가 없었나..
고산이라 그런가?? 얼굴이 부었다
부으니까 통통하게 보인다. 어쨌든 젊어 보여서 좋다 ㅎㅎ
내 뒤로 줄지어 선 산! 산!
멋지다
산들아 나를 따르라~
산들에게 고 하노라
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이 산들
산 산들을 어찌할거나
이 추위에도 텐트에서 자겠다고
텐트를 설치하는 사람들
빨강열매가 있어 더욱 산장이 예쁘게 돋보인다
해가 넘어가는 순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세상은 숨죽이고
서산으로 내려가는 해를 응시하고 있다
쯔바쿠로다케 정상에서 일몰의 순간을 감상하게 되다니...
감동의 순간이었다.
우리가 산에 오르던 날은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었으니
석양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내일도 맑은 날이라 하니 일출을 보는것도 문제가 없단다.
어쩜 등산 날짜를 이렇게나 잘 잡아서 왔는지 감사 감사가득이다
산장에서 맞이한 첫 식사라서 호기심 가득하여
식당에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이리도 좋았다.
이곳은 저녁식사가 끝나고 나면 자유롭게 이 식당을 재 이용할 수 있는데
개인이 가지고 온 간식, 안주, 술을 갖다 놓고 뒤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각자 준비해 온 안주를 펼쳐놓고
남자분들은 미주와리(소주와 뜨거운 물)를 마시기도 하고
레드와인을 따끈하게 끓여서 마시기도 했는데
나는 뜨겁고 달달하고 색깔도 예쁜 레드와인이 맛있어서 홀짝홀짝...
산장에서의 저녁시간은 참으로 화기애애~
2763미터 산 정상에서 먹는 저녁식사인데
와~ 이만하면 호텔급이라 할 수 있겠구나
그저 카레라이스나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럭셔리함에 놀랐다
산장 카페
커피와 케이크를 판매한다고 한다
카페 문을 여니 커피 향이 아주 향긋하여 분위기가 갑자기
상기되는 듯 참 좋네
이 산장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분위기로 지어졌다고 한다.
쯔바쿠로다케는 산 정상도 아름다운 편이고 산에 오르는 등산로도 그만하면 험하지 않고
계단식으로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음~ 여자들끼리 와도 좋을듯하다 ㅎ
산장 분위기는 최고였다
산꼭대기에 이러한 럭셔리한 산장을 지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
침실은 이렇게 이층까지...
하지만 이곳은 냉골 냉골 으아악 추워라~
앞뒤로 핫팩을 붙이고 패딩 조끼, 패딩 잠바 그리고 하나 더 패딩 입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하지만 고산에 있는 산장이니 뭘 더 바라랴
이렇게 잠을 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아주 감사 감사 할 일이다.
8시 30분이 되니 전체 불이 소등되었다.
평소에 밤 12시가 나의 추침시간인데 8시 30분에 자라고 하니...
그리고 그 시간 인터넷도 다 끊겨버리더라
잠을 청할 수밖에 없다
내일 아침 5시 30분에 일출을 보러 나가야 하니
얌전하게 받아들이고 잠이나 자자
굿 나이트 여러분
내일새벽에 보게 될 일출은
정말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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