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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늦은 오후에 장미를 만나러 나가다

공원에 나갈 때는 늘 이른 아침을 택했었는데

토요일, 오전시간에 바쁜 일이 있어 이리저리 볼일을 보고 나서

막 점심을 먹고 운동이나 나갈까 했다.

그런데 종일 너무 좋은 날씨였으니 해지는 늦은 오후 풍경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대로 오늘을 가버리게 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

해 떨어지기 전 골든타임을 맛볼 요량으로

외출 중인 남편에서 급히 톡을 쳤다.

재깍재깍...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어가며

 

"장미 보러 갑시다~" 

 

 

 

 

올봄엔 이곳 '항구가 보이는 언덕공원'에 필이 딱 꽂혀서

오로지 이 공원만 쏘다니고 있다.

꽃은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어

갈 때마다 처음 와보는 공원 같으니

구태여 또 다른 장미를 보겠다고 다른 공원으로

전전할 이유가 내게는 전혀 없었다.

특히 이 공원은 조경이 참으로 훌륭한 곳이다 보니

조경과 장미와의 어울림이 가서 좋아서 갈 때마다 만족이고

볼 때마다 감탄을 한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으니

내가 늘 오던 오전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아침분위기를 상큼하다고 한다면

오후의 공원분위기는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숭고한 장미'라고

이름을 붙여보면 어떨까

하늘을 향해 피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그리 느껴지네

 

 

 

 

노란 장미들이 한창인데

그 틈을 타고 으아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뭐야 벌써 세대교체를 할 시기가 왔다는 말인가??

하긴 5월도 하순에 들어가고 있으니..

 

 

 

 

장미와 으아리의 조화로움을

즐길 수 있는 시기라고 하면 되겠구나

 

 

 

 

 

 

장미공원엔 언제나 늘 이쁜 강쥐들이

엄마 따라 참 많이도 놀러를 나온다.

 

 

 

조용히 시키는 대로 말도 잘 들어주니

얼마나 사랑스럽겠냐고

 

 

 

아가씨가 저렇게 장미를 끌어당겨 한 움큼 잡고 있으니 

한송이 일 때 와는 달리 

더욱 아름다운 붉은 장미 꽃다발이 느껴진다.

 

 

 

 

쨍하게 붉은색의 장미를 보다가

연보랏빛의 장미를 보니 칙칙하게도 보인다만..

 

나태주시인은 풀꽃을 보며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했는데

이 보라색 장미도 꼭 그러하네

자세히 들여다보니 예쁘다

사랑스럽게 보이려면 오래 더 봐야지만

사랑스러울 것 같다

 

 

 

 

 

정갈하게 잘 다듬어진 잔디밭에

하얀 장미가 참으로 돋보인다.

오늘 이곳 잔디밭에서는 스몰 콘서트가 열렸다지?

장미도 분위기도 참으로 아름다웠겠다.

 

 

 

 

 

 

 

 

 

 

이 장미는 꽃잎이 도대체 몇 장이나 될까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을 듯

끝이나 나겠지만 ㅎ

 

 

 

 

장미공원에 나왔으니

장미 아이스크림은 먹어 줘야 하지 않겠냐고 하며

막 먹으려고 스푼을 들이대니

남편이 사진 먼저 찍으라며 저렇게 잡아준다.

이젠 나보다 인증숏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 되었다.

 

 

 

 

같은 아이스크림이거늘

배경에 따라 다른 맛을 느끼게 되는구나

 

장미향이 살짝 풍겨 나오는 장미 아이스크림

봉숭아 물들일 때 봉숭아 꽃잎을 따다가 콩콩 찧어서 손톱에 올리는데

이 장미 아이스크림도 장미 꽃잎을 따다가

콩콩콩 찧어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ㅎ

 

장미 아이스크림 얼른 먹고 언덕 아래에 있는

야마시타공원에 가봐야겠다

해 떨어지기 전에!

 

 

요코하마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

横浜  '港の見える丘公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