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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요코하마

이제는 수국엔딩이려나

6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니

공원에 피어 있는 수국의 안부가 궁금하여 조바심이 났다.

수국이 떠날 차비를 하고 있을 텐데

어서 가서 내가 뭐 도와줄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텐데..

후후 훗! 말을 써 놓고 보니 나도 되게 웃긴다.

꽃은 떠날 때가 되면 말없이 그렇게 홀연히 떠 버리는데 

도와주고 말고 할 것이 뭬가 있다고 

 

해외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고국으로 떠나보냈다

이삿짐 나가는 날짜가 언제예요? 체크를 해 두었다가 

이삿짐 나가는 날 찾아가서 잘 가라고 재차 인사를 하고

악수도 한번 더 하고 포옹을 하기도 하고....

인사 이동철이 되면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과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로 

주변 분위기가 늘 술렁술렁거렸다.

 

그런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떠날 사람은 얼추 다 떠났으니 더 이상 떠날 사람도 없고

한국에서 이사 왔다고 인사를 청해 오는 사람도 없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한국에서 인사이동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네

경기가 나쁜가?? 코시국을 거치다보니 회사 정책이 달라졌나?

뭐 그런 생각만 하며 지냈는데....

세상에~~ 이제서야 눈치챘다. 우리가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우리 나이쯤 되니 일찌감치 다들 퇴직을 하고

어디선가 자리잡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하니

'인사이동'이라고 하는 말은  젊은이들에게나 해당하는것이거늘

지금 내가 운운 할 때가 아니로구나 야   풋풋풋...

 

수국 떠나는 이야기를 내놓다가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나가 버렸네 에고~~

 

 

 

항구가 보이는 언덕 공원

으로 나왔다.

 

 

장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수국과 백합이 군데군데 무리 지어 분위기 내고 있었다.

 

 

 

 

 

 

 

 

 

 

 

 

 

 

 

 

 

 

 

 

수국은 이렇게 떠날 때가 다가오면 점점 빛을 잃어간다.

생명을 다하면 그대로 맥없이 꽃잎이 우수수 내려앉으면 좋을 텐데....

꽃잎이 문드러져 흘러내릴 때까지 그야말로 안 보여줘도 될 몰골을 다 보여주니

아름다운 수국에 대한 환상이 이 시기가 되면 다 깨지기도 한다.

 

그런데 시들은 수국이 보기 안 좋다고 하여  꽃줄기를 댕강댕강 잘라내면 

다음 해에 수국이 피지 않는다고 하니 함부로 잘라내면 안 된다고 한다.

수국 떠난 뒷자리가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공원은

아무래도 기술이 좋은 정원사가 있는 공원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 베이브리지를 배경으로 강쥐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렇게 높은 곳에 얌전하게 올라앉아있는 강쥐는

정말 신통하기도 하지 

 

 

 

 

엄마가 치장을 해주는 데로

머리엔 예쁜 리본에 예쁜 원피스 차림으로

그야말로 살아있는 예쁜 인형이로구나

 

 

 

색 있는 수국이 사라져 가는 시기가 시작되면

이렇게 뽀얀 수국이 바통 터치를 하고 자리를 잡아간다.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니 이 꽃이야말로

여름맞이 꽃이 되겠구나

 

 

 

 

 

화단엔 칼라풀한 여름꽃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