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져
벌써 여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여름이 절정에 달하면 여름 풍물을 접할 수 있는 날이 다가왔음에
까치발을 하고 여기저기 기웃기웃해보고 싶은 설레는 마음이 생겨난다.
도쿄도심에 있는 우에노(上野)공원에는 연꽃이 많이 피었을 텐데 하며
연꽃구경을 하자며 나섰는데 공원엔 때마침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반가웠다.
7월 12일~8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이나 축제라니
공원규모가 크고 세계각국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가
축제기간이 길이도 하다.
우에노(上野) 공원을 검색을 해보니
정식 명칭은 우에노 온시 공원 (上野恩賜公園)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공원'이라는 말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년, 2023년 10월에 150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니 실로 오래된 공원이다.
150주년 기념이었으니 각종 이벤트로 다양하게 볼거리가 많았을 텐데
나는 그때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지내느라 이러한 큰 행사가 있었다는 걸
눈치도 못 채고 있었을까....
하긴 우리가 도쿄 도민에서 요코하마 시민으로 옮겨왔으니
이제는 도쿄의 행사도 남의 동네 행사처럼 관심 밖의 일이 되었으리라
공원 내에는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도서관, 문화회관 등 9개의 문화시설이 있고
보트를 탈 수 있는 연못, 거대한 분수가 있으니 도민에게 있어서
정말 멋진 휴식공간이다.
예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있던 날
나는 이곳 우에노(上野)에 있는 시장에 왔다가 강력한 지진을 만났다.
그 지진으로 인하여 전철이 멈추는 바람에 그날 밤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마침 우에노(上野)에 있는 지인 집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새벽에 전철이 개통이 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지인집에서 나와 이 호수 길을 따라
전철역을 가기위해 걸었다.
간밤에 테레비로 본 거대한 쯔나미는 또 무엇일까
이렇게 큰 지진은 첫경험이니 두려움이라기보다는
막연하게 무슨일이 나긴 단단히 난것 같은데...
하는 그런 어정쩡한 기분으로 전철역을 향해 걸어나갔던 이 연못길이다.
그날 이후로 그 트리우마로 인하여 우에노(上野)에는 무서워서 오질 못했다.
그것이 벌써 13년이나 흘렀으니 그 난리를 쳤던 끔찍한 2011 동일본지진도
희미한 추억속으로 담담하게 묻혀가고 있다.
이제는 이렇게 평화가 깃든 연못 풍경이다.
유카다 차림의 여인들의 모습을 보며
아, 여름은 여름이로다
그야말로 일본의 여름 풍물이다.
연꽃은 아직 제대로 피어있지 않고
연잎만이 무성하다.
부는 바람이 연잎들을 저렇게 펄렁거리게 하니
연잎들이 일으키는 바람으로 인하여 연못 주위는 더 시원해지리라.
무슨 사진을 찍고 있을까
어른 4 사람이 폰카를 들고 상당히 재미있어 보인다
페트병의 물을 부어가며 사진을...
무슨 일일까....
불어오는 바람에 꼬리표를 단 후링이 일제히
차링차링 맑은 소리를 내며 춤을 춘다.
저 멀리엔 축제의 꽃
먹거리를 팔고 있다는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축제 쪽으로 가봐야겠구나
후링의 소리
꼬리표를 단 후링의 나부낌
이것이야말로 일본의 여름 풍물이다
다음은 먹거리의 현장으로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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