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발렌타인데이 전날이 되면
딸들은 쿠키를 굽고 초쿄를 녹여서 갖은 모양을 만들고
주방을 온통 북새통으로 만들더니...
이제는 딸들이 다 결혼을 하고 일과 육아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으니
예전 그러한 북새통은 더 이상 찾으래야 찾아볼 수도 없는
그리운 풍경이 되어 버렸다.
그때는 딸들이 차려 놓은 발렌타인데이 상차림에
나는 슬그머니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 식으로
발렌타인데이를 은근슬쩍 넘기곤 했었는데.... ㅎㅎㅎ
이웃에 살고 있는 큰딸이 발렌타인데이라고
아빠와 이서방을 위한 쵸코케이크 라며 사 왔다
올해는 태윤이가 아직 아기라서 잘 모르니
내년부터는 태윤이 것도 챙겨야겠다고 한다
태윤이도 남자라고 내년부터는 등급을 올려 대접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이 웃음은 뭐지??
나는 쵸코케이크는 좋아하지 않는데
이 쵸코케이크는 달랐다
참으로 부드러운 맛과 향기가 있어
야금야금 많이도 먹었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후다닥 쫓아 나가서 아몬드쵸코 두통을 낚아채듯 사 와서
남편에게 한통, 사위에게 한통
자신감 있게 내밀었다.
올해는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 모양이 아닌
정정당당 내 성의를 표했다는데 의의가 있었던
멋진 발렌타인데이였다
후훗! 잘했어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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