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은 그렇게 일본을 떠나왔다
남겨두고 오는 가족들이 눈에 밟혀 이별의 눈물을 짓고
손자의 우는소리를 뒤로 한채 그렇게
그날은 가슴 아린 마음을 안고 그곳을 떠나 나왔지만
사람이란 다 환경에 맞춰서 잘 살아가게 되어 있나 보다.
일본에 남아있는 가족도
매일같이 영상통화를 해 오더니 잠잠해 졌고,
우리도 나름 우리 생활에 빠져서 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텅 비어있던 집안을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 올리듯
남편과 나는 썰렁하게 비어 있던 집안에 생활에 필요한 집기를
하나하나 물어다 놓으며 지내온 생활
이제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다고나 할까

서울에 도착한 다음날 부터 남편과 나는 새벽 미사를 다니게 되었다
새로운 서울생할을 시작하면서
첫인사를 드리러 가게 된 것이 매일미사로 이어져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성경 말씀에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되는날이 온다고 하시더니
지난여름에 세례를 받은 새내기 신자 남편이 선뜻 첫째가 되어
나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어느 날부터 새벽 미사를 드리고
그 길로 나와 새벽 어둑어둑한 양재천 길을 걷게 되었다
상쾌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새벽 공기를 가르는 물 흐르는 소리가 상쾌했다.
하지만 징검다리가 저렇게 나란히 붙어있는 것처럼 보여도
흐르는 물들이 서로 부딪쳐 맴 돌아서 빠져나가는 물살을 보니 어질어질하여
빨리 건너가 버리고 싶은 마음에 징검다리 위를 껑충껑충 널 뛰듯이 건너니
그러한 내가 웃기다는 듯 흘러가는 하천의 물소리는 콸콸콸콸...
더 큰 소리를 내며 흘러가더라고요

12월이 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성탄절이고 판공성사이다
오늘은 고해소에서 내 죄를 고백하는 판공성사를 드렸다.
성당 안 그윽한 분위기에 이끌려 나의 걸음은 나도 모르게 앞으로 앞으로...

이렇게 와서 앉았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던 판공성사의 그날...

메리 크리스마스~
저의 구독자님들에게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부치지 못했던 아쉬운 크리스마스 카드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쁜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 오셨다.
성탄 이브의 미사는 한국에서 드리는 첫 성탄 미사였기에
커다란 의미 가 있는 미사였으며, 가슴 벅찬 감동의 미사였다.
그 분위기에 이끌려 큰 소리로 목청껏 목청껏 성가를 불렀더니
목이 다 쉬었다는.... ㅎ

2025년 12월 25일 성탄 낮미사
사람들 저마다 들고 있는 빨간색.....

성당에서 전신자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남편도 한통 나도 한통
맛있는 쿠키를 냠냠냠 먹으며 모두에게 성탄을 축하드렸다


12월 28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대축일 맞이하여
'태아 그리고 아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 부부'를 위한 축복식이 있었다
세분의 신부님께서 나오셔서 이들 부부들 머리에 축복을 주시는....
그 분위기가 어찌나 감동스러웠던지
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저들에게 은총을 내려 주소서...

일본에 있는 사이토상에게서 사진이 왔다.
시어머니께서 위독하셔서 히로시마 가는 신칸센을 탔다고
차창밖으로 보이는 후지산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며...
일본에 있는 지인들도 다들 연말을 보내는 분위기로
요즘 한창 술렁술렁 이겠구나
"よいお年を~ (요이 오토시오~)"
한 해를 보내며 다들 나누는 인사말이 귓전에 맴맴맴
들려오는 듯하다
구독자 여러분
"よいお年を~ (요이 오토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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