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내가 작은언니라고 부르는 둘째 언니가 왔다.
작은 언니는 전직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하였으며
우리 친정 식구들이 모였다 하면 앞장서서 계획 짜고 음식도 척 만들어 내놓는
성격 똑 부러지는 언니이다.
내가 어릴때 둘째 언니는 큰언니보다 키가 작아서 다들 작은 언니라고
부르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불러주었기에 더 커야 할 키가 큰 언니보다 더 크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ㅎ
여하튼 키도 작고 귀엽고 이쁜 언니였다.
그 작은 언니가 우리 집에 다녀갔는데 친정엄니가 딸 집에 음식 장만해 오듯이
바리바리 준비하여 두 박스나 꼭꼭 싸서 왔다
![]() 봄동김치 |
![]() 더덕 |
![]() 뽕잎삶은것 |
![]() 양념장 |
![]() 들기름 |
그리고 손수 만든 고추장 한통! 노란 좁쌀 한통! ㅎ
그야말로 시골에서 농사짓는 친정엄니가 오신 것 같은 먹거리에
신이 넘쳐 났던 하루였다.
지난가을에 들깨를 사 두었다가 얼마 전에 들기름을 짰다며 5병과 참기름 1병
직접 만든 고추장과 그 고추장에 버무려 두었다던 더덕,
더덕도 양념장도 봄동 겉절이도 어찌나 입맛을 돋우고 맛있던지 밥을 먹고 또 먹고....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뽕잎은 삶아서 꽁꽁 얼려서 왔는데, 나중에 해동을 하여 뽕잎밥을 해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라고 양념장까지 만들어 왔으니 정말 빈틈이 없는 언니로다.
뽕잎 하면 10년도 훨씬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한국에 왔을 때 시어머님께서 콩가루 묻힌 뽕잎국을 끓여주셨는데
처음 먹어보는 것으로 맛있다며 아주 맛있게 잘 먹었더니
한 번은 일본으로 뽕잎을 부쳐 주셨다.
뽕잎을 반으로 나누어 국을 끓여서 맛있게 먹고
나중에 또 해 먹으려고 뽕잎은 남겨 두었는데
내가 보관을 잘못하여 그만 뽕잎에 벌레가 생겨서 다 버렸다.
삶아서 냉동보관을 했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에고에고 하며
두고두고 아까워했던 일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작은 언니는 우리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가기 전에 냉잇국을 끓여주고 가고 싶다며
동네 마트에 냉이 사러 가자고 하는 것이다
나야 언니가 냉잇국을 끓여주고 가면 무척 좋지만 미안해서...
그렇게 얼버무려가면서 앞장서서 언니를 데리고 냉이를 사러 마트에 다녀왔다는.. ㅎ
친정언니가 끓여주는 시원한 냉잇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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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조금 넣은 큰 냄비에 무를 채 썰어 자작자작하게 깔고
냉이에 생콩가루를 솔솔 듬뿍 넣어서 살살 흔들어 무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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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끓고 있는 무 위에 생콩가루를 무친 냉이를 살짝 얹고,
물에다가 소금과 참치액젓으로 간을 하여 냉잇국 냄비에 조금씩 부어 넣는다
생콩가루 때문에 국물이 끓어 넘치기 쉬우니 상태를 봐가며 물을 조금씩 추가해 준다.

부글부글 보글보글.....
생콩가루가 보글보글 끓으며 위로 부풀어 오르는데
마치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것 같았다
국물을 떠먹으니 냉이 향이 아주 구수하고, 국물이 아주 시원~했다
"맞아, 예전에 엄마가 이렇게 끓여 주셨지" 하며
나는 정말 무척이나 좋았다.

언니가 가고 난 후
나는 점심으로 언니표 냉잇국과 언니표 봄동 겉절이
그리고 마른김 위에 밥을 한 숟가락 떠놓고
그 위에 언니표 양념장을 올려서 싸서 먹으니....
이보다 더한 한국인의 밥상이 또 있을까 했다
그동안 일본에서 나름 한국음식을 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만들어 먹은 음식은 한국음식도 아니요 일본 음식도 아닌
국적 없는 음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니표 이 음식들이 그야말로 신토불이 한국음식이로다
아휴 매워~ 하면서 먹고 또 먹었던 감칠맛 나는 저 음식들
우리 작은언니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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