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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핑구둥지

언니 이거 뭐야~

비가 주룩주룩 참으로 시원스레 내리고 있다.

오늘은 추분의 날이라는 공휴일이라

가족들이 다 집에 있으니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고 해도

서글프다느니 가을에 왠 비가 이렇게? 하면서

원망스런 눈초리를 보내지 않고

참으로 시원스레 내리고 있다라는 표현을 나도 모르게

뱉어내고 보니

왠일이지? 하며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진에다 태풍에다가 각종 세상이 험악하고 늘 시끄럽다보니

이렇게 가족이 한집안에 다 모여있는 이런날은

사실 마음에 안정이 온다.


아침에 가족이 집을 나설때

현관에 서서 잘 다녀 오라는 말과 함께 나는 뒤에서

살짝 성호경을 긋게 된다.


오늘도 무사히 각자의 위치에서 잘 지내다가

오라고~




아침에 간단하게 먹자며 포도 요구르트 쥬스와 호박죽을 끓였더니

호박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수가

달걀후라이를 먹겠다며 구워왔는데

꼭 붕어빵같이 생겼길레 웃으며

검은깨로 눈을 만들어주었다 ㅎㅎ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핑구가 날아왔다

그리고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이사람 저사람 살살 눈치를 본다

이 음식 건드리면 야단맞을 텐데 하면서-

ㅋㅋㅋ



그러더니 고개를 쑥 밀어 넣어 들여다 보고 있다


"언니 이거 뭐야~"

 " 안됏! 핑구는 못먹는거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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