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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쯔부야끼(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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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누가 다녀갔을까 "들어가서 자야지" 따끈한 카펫트 온기에 이끌려 스르륵 잠이 들었나 봐꿈결 같은 부드러운 음성에 눈을 떠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섬 주섬 챙겨 들고내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어? 그러고 보니 누가 나를 깨웠지??' 엄마는 하늘로 가신지 24년이 되었는데지금까지 내 꿈속으로 딱 두 번을 오셨다.큰 수술을 앞두고 병원침대에 누워있는 나를물끄러미 걱정스럽게 들여다보고 계셨다엄마를 붙잡고 무섭다고 밤새 엉엉 울었다 그리고 다음날 한번 더 다녀가셨는데나는 곧장 시골집으로 달려가 방문이란 방문은 다 열어젖혀가며엄마를 불렀다. 요즘 내가 툭하면 누워서 골골골 하고 있으니간밤에 엄마가 다녀 가셨나?  "들어 가서 자야지"
언니, 형부께서 10살만 더 젊었더라면... 지난달 한국에 갔을 때3박 4일 일정이라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볼일을 보며펄펄 날아다녔다.아무리 바빠도 병중에 계시는 형부는 뵙고 와야지 하는 마음에우리가 내일 몇 시쯤에 병문안차 형부를 뵈러 가니다 함께 모여 점심 먹읍시다 라며 번개를 쳤다일본에서 희야가 왔다고 하니 다들 만사 제치고 나오셨다.작은형부께서 지난여름 형제 모임에 나오시고 근 두 달 가까이 입원을 하셨기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많이 좋아지셔서 형제들 식사자리에도 참석을 하셨다. 2차로 카페로 자리를 옮겼는데작은 언니 어릴 적에 엄마와 얽힌 에피소드를큰언니의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자다들 웃으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 분위기가 어찌나 좋던지 남편이 사진 한판 찍으라고 내게 싸인을 보내왔다. 문득 느꼈다언니 형부들이 10살만..
그리스,튀르기예가 아닌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예정대로 라면지금 나는 '튀르기예'에 가 있어야 한다'튀르기예, 그리스' 여행을 위해 계약금 백만 원을 내놓고여행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올해는 해외여행이 나와 인연이 없는지6월 스위스여행도 캔슬이 되었고간신히 짝을 맞춰서 예약을 해둔 튀르기예, 그리스 여행도 날아갔다.이 어인일인지 올해는 해외여행이 나와 인연이 아닌가보다      지난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아버님제사를 위해 시댁 형제들이 다 모였을때식구들이 다 모여있을때 생겼던 일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91세 어머님께서는 평소에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100세까지 문제없다라며 우린 모두 장담을 했는데어머님께서 그날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급히 병원으로 모셨는데.....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
털고 일어 나야지 가을을 만나러 가야지 이렇게 늘어져 있어서는 안 되겠다싶어서 이른 아침에 워킹을 나섰다목캔디와 따끈한 물이 요즘은 필수로 챙겨 다니게 된다돌발 기침이 나오면 진정을 시키는 도구이다.따끈한 물에 레몬 한 조각 넣어도 좋았다.배와 무를 갈아서 40도 온도를 맞춰놓고 2시간 숙성시켜꼭 짜서 그 원액에 물을 타서 따뜻하게 수시로 마시면 좋다고....유튜브에서 본 그 박사님의 말씀이 신뢰가 갔다.한국에 다니러 간 지인에게 도라지청을 한 병 사달라고 부탁도 해두었다.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인 기침과 맞짱을 뜨려면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아침 햇살이 늘어져 있는 나를 기어이 밖으로 불러냈다.알았어 알았어그만 털고 일어날게기운 차려야지가을이 오고 있으니까   맑은 하늘과 반영의 아름다움이 청명하기 그지없다.상쾌하여 깊은숨을..
도쿄 가는 길 지인들이 다 도쿄에 살고 있으니그들을 만나기 위해서 또는 도쿄에 볼일이 있어서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많게는 3번 정도는 도쿄에 나가게 된다.아직은 내가 체력이 좋으니 이렇게 지인을 만나고자 도쿄행을 부지런히 하고 있지만더 나이 들고 체력이 떨어지면 귀찮아서라도 못 나갈 텐데그럼 지인들과의 관계는 어찌 되나요즘 들어 나는 먼 후일을 내다보며 그런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도쿄로 다시 이사를 들어가야 하나....     도쿄 도심으로 들어가는 레인보우브리지를 달리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해 도쿄에 갈 때는도쿄에 들어왔다는 기분이 그다지 들지 않았는데...     자동차로 레인보우브리지를 달리며 차창으로 이러한 풍경을 보노라면"와~ 도쿄다" 하는 기분 도쿄만과 고층빌딩들의..
얼핏 보고 노숙자인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나갔다.이른 아침햇살 이거늘작렬하는 태양빛은 한낮의 햇살 못지않다.달그락거리는 물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누군가가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얼핏 보아차림새가 남루하길래노숙자인가 보구나 했다.     꽃밭이라고 하지만 타들어가는 날씨에가뭄이 들어 이렇게나 볼품없는 꽃밭이 되어있었다.돌 보는 이가 없다 보니 이 모양이 되었나 보다척박한 땅이지만  백일홍이 있어 사진을 찍기 위해 올려다보니좀 전의 그 남루한 여인이 달그락 거리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몸에 지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물조리개였다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개씩이나... 허리가 너무 굽다 보니 머리가 보이질 않는다.    내 눈길은 백일홍이 아닌 물조리개를 든 여인에게로 쏠렸다. 여인은 힘겹게 오름 막 길을 올라가고나는 내림 막..
개망초 그 시절이 생각나는 아침 21년 6월 1일 '도쿄에서 사이타마 공원으로 넘어가다' 여름하늘 블로그에 실려있던 개망초 오전에 물소리님 티스토리에 놀러 갔다가 '개망초가 있는 풍경'이라는 포스팅을 보자마자개망초라는 말이 왜 그렇게 와락 반갑게 느껴지던지.....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개망초에 관한 옛글을 찾아 나서개망초를 보며 추억에 잠시 잠겼었다. 2021년 6월, 그 시절이면 코시국이 2년째로 접어들어 코로나 확진자수에 이만저만 민감할 때가 아니었기에하루 일과라는 것이 주로 공원에서 공원으로 배회를 하며지내는 것이었다.그런데 그 덕분에 개망초를 자주 접할 수 있었는데하늘거리는 개망초가 어찌나 이쁘게 다가오던지개망초만 보면 나는 사진을 찍어 됐다.어느 날은 하늘거리며 무리 지어 피어있는 개망초가 참으로 예뻐서영상시까지 만들게 되었으..
길을 지나가다가 지인과 함께길을 지나가다가 "이 집 입구가 참 예쁘지요?"하는 말에  가던 길 멈춰 서서 두리번두리번   집주인은집을 드나들면서발걸음을 멈추고 꽃들과의 눈 맞춤을 하며 얼마나 즐거울까 즐거운 멈춤이고 행복한 눈 맞춤이겠다.    몇 걸음 물러 서서 보니집 앞 공간은 이리도 좁아도집 보다 더 큰 나무도 있고,  꽃도 많고, 주차장도 있고있을 건 다 있다. 길 가다 말고 구경하니신비롭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