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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심 공원의 나른한 정오의 풍경 도쿄 도심 한복판에 있는 120년 되었다는 히비야 공원 "히비야 공원에 겨울 튤립이 한창이라던데 튤립 사진 찍으러 가볼까?" "무슨 꽃사진은! 나는 튤립 사진 찍는 것 싫어해욧" 이유 없이 나는 그렇게 남편이 하는 말에 툴툴거렸다. 그리 말을 하면서 그래도 남편을 따라나섰다. 그런데 1월의 튤립이 봄날의 튤립보다 분위기 다르게 참 이뻤다 이렇게 사진 찍고 저렇게도 찍어 보고 뒤에 여인이 지나가길래 후다닥 여인을 넣어서 찍어 보기도 하고 여인이 지나간 후에 깔끔하게도 찍어보고 한참을 튤립 앞에서 사진 찍기 놀이를 하다가 고개를 드니 남편이 저 만치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집을 나오기 전에 내가 지껄인 말이 떠 올라서 "튤립사진 찍는 거 싫어한다고 큰소리치더니 잘만 놀고..
인연을 오래도록 유지 해 나간다는 것 멀리 오카야마(岡山)에 살고 있는 오바타상(小幡)에게서 올해도 어김없이 정스러운 선물이 왔다. 작은아이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내 엄마 탁구부에서 알게 된 20년도 훨씬 지난 오래된 지인이다. 일본 생활 초창기에 탁구보다는 일본사회에서 일본친구를 사귀기 위해 어눌한 일본어 실력으로 그들 세계로 푹 뛰어들었던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용감무쌍했던 젊은 시절이었다. 그때 알게 되었던 오바타상은 도쿄지사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고향인 오카야마로 전근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때부터 메일로 소통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일본어 자판을 익혔는데 그야말로 독수리 타법으로 더듬더듬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아휴~ 서툰 일본어와 서툰 일본어 자판으로 메일 하나 쓰는데 어찌나 시간이 걸리..
백문조 '핑구'가 하늘 나라로 갔어요 8년 3개월을 우리 집에서 우리와 함께 지내던 백문조 핑구가 지난 1월23일 19시에 우리를 떠났다. 새들은 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는 신호도 없이 갑자기 푹 쓰러져 떠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 핑구는 평소에도 깔끔 떠는 깔끔쟁이였기에 떠날 때도 그렇게 평균수명을 다했다고 깔끔하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떠난 것일까 아니 신호를 보냈는데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일까 마침 딸네식구들이 와서 저녁을 먹고 핑구집 청소를 하는 시간이라 핑구도 새장에서 나와서 우리 식구들 이 사람 저 사람 어깨 위를 차례로 날아다니며 앉기도 하고 받아놓은 물에 목욕도 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세면대 앞에 서있던 남편이 "어!? 핑구 왜 이러지?" 하며 남편이 큰소리를 치길래 우린 모두 "왜요? 왜?" 하며..
납매의 매력이 느껴지던 날이었다 납매에 매력이 느껴지던 날이었다 사이호우지(西方寺)라고 하는 사찰에 피어있는 납매가 인스타그램에 요즘 한창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모양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사찰이니 어디 우리도 한번 하며 구경을 나섰다. 사실 납매는 예전 살던 동네 카사이 임해공원에서 작은 나무 한 두 그루에서 총총총 피어있는 불과 얼마 안되는 꽃을 본 것이 고작이다. 납매는 아직은 추운 계절 1월에 매화중에서도 가장 먼저 달짝한 꿀 향기를 풍기며 얼굴을 내미는 꽃이라는 사실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디 어디 얼마나 피었는지 보러 가보자고요 사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어쩜 한 가지에 저렇게나 많이 탱글탱글 달려있을까 아직은 콩알만 하게 송골송골 맺혀있는 상태이다. 그중 더러 가다 이렇게 활짝 핀 꽃도 있어 반가웠다. 납매는 꽃도 나..
길거리 주전부리 휴대폰에 들어있던 사진을 보다가 "아, 이것!" 하며 반가웠던 먹거리가 나를 고정시켰다. 지난가을 11월 초 지인들과 위령성월을 맞이하여 가톨릭묘원에 들렀다가 점심으로 소바를 먹자며 찾아간 곳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 특급의 주전부리 와~~ 맛있겠다 그렇잖아도 점심때가 좀 지나서 출출하던 차에 우리는 보기만 해도 좋아서 입을 못 다물었지 불판에 노릇 노릇하게 지져 낸 것이 있는가 하면 콩가루에 묻혀 놓은 것 두 종류가 있었다. 두 가지 다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두 개나 먹으면 배 불러서 점심을 맛있게 못 먹을 것 같고 그냥 지나치자니 섭섭하고... 그럼 반띵 하자며 2개씩 총 4개를 사서 네 명이서 반띵을 했다 쩝쩝쩝... 좀 아쉽지만 내 사랑 소바를 위하여 후훗! 지나가는데 이런! 당고도 보이네 5종..
이만하면 봄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이사를 떠나오면 그대로 멀어질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도 훅 다녀왔었는데 며칠 전에 그지역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멀지 않은 곳에 그 공원이 있으니 잠깐 들렀다가 갈까? 요즘 그곳에 수선화가 절정이라는 대 말이야 라며 남편이 차를 돌려 그때 옛 추억이 많은 그 공원으로 달려갔다. 저의 오래된 불친님들은 이곳이 기억나실까? ㅎㅎ 코시국 때 이공원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으니... 이공원이 있는 이 동네에 약 11년을 살았는데 이 공원에서의 추억은 그 11년 중에 단 2년간의 추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도쿄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코시국 때 이 공원에서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떠 오른다. 저 멀리 도쿄만 푸른 바다를 멍~ 오른쪽 저 멀리로 두 마리 용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마주 보며 있는 형상이라는 ..
온화한 겨울날 겨울 장미가 있는 그곳으로 남편이 사진 한 장을 내게 내밀었다 이곳에 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모델이 필요해 음~~ 알았어요 모델료는 톡톡히 내야 합니다 내 목에 힘이들어갔다 우쭈쭈~ 옷은 무슨색으로 입어 줄까요? 후훗 이렇게 따라나선 곳은 이곳 이 사진이 찍고 싶었다고... 나도 오랜만에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나갔다 나도 참 무심도 하다 잊어버릴만하면 한 번씩 들고나간다. 온화한 겨울날씨 야마시타공원에 핀 겨울 장미를 카메라에 한송이 한송이 끌어 담았다. 겨울햇살이 어쩜 이렇게나 따스할까 햇빛을 받고 있는 백장미가 너무나 따습게 느껴진다. 아무리 따습다고 해도 그래도 겨울인데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곱게도 피어났네 "나 핑크로 피어 날 것인데 나 어때요~ " 하며 불쑥 고개를 내미는 핑크 장미다. 따뜻한 겨울장미를 보고 있으니 ..
요코하마 관광길에 오른 에도가와 세 자매 요코하마에 정착하여 1년 정도 지나고 나니 동네 사정과 지리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되자 나는 이 사람 저 사람 이 그룹 저그룹의 지인들을 요코하마로 초대하여 그들에게 요코하마 안내를 하며 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요코하마 구경을 다하고 하며 지인들이 전해주는 재미있었다는 후기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나는 또 나 나름대로 그 모든 시간들이 좋은 추억이 되었다. 새해 1월에 들어서서 예전 살던 동네에서 친하게 지냈던 사이토상과 헬레나 언니가 다녀가셨다. 사이토상은 부군이 지난 10월에 돌아가시고 난 후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헬레나 언니를 통해 소식을 듣고 기분 전환도 하실 겸 요코하마에 바람 쐬러 나 오시라고 했더니 그럴 기분이 아니셨..